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휴전 협상이 진전을 보인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18일밤 요르단강 서안도시 베들레헴과 인근의 한 마을에서 철수를 개시함으로써 18개월간 지속된 중동 유혈 분쟁이 종식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대원 체포 작전을 위한 임시본부로 사용했던 베들레헴의 한 호텔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팔레스타인 보안 소식통들과 목격자들이 밝혔다. 이스라엘은 또 베들레헴 인근의 베이트 잘라 자치지구에서도 철수했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의 베들레헴 철수는 팔레스타인이 그간 줄곧 휴전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했던 것이라는 점에 비춰 볼 때 이스라엘의 이날 조치로 양측간 휴전 협상이 급진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동을 순방중인 딕 체니 미 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갖고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을 기초로 한 중동평화안을 이행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앞서 이스라엘은 이날 앤서니 지니 미국 중동 특사의 중재로 이뤄진 팔레스타인과의 첫 고위급 협상을 마친 뒤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에서 철수하겠다고 발표, 협상에 진전이 있었음을 확인했다. 회담에 참여한 미국의 한 관리는 "회담이 진지하고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으며 야세르 아베드 랍보 팔레스타인 공보장관도 휴전이 가시화될 것 같다는 희망감을 표시했다. 양측은 회담에서 조지 테닛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제시한 휴전안과 조지미첼 전 미 상원의원 보고서에 대해 집중 검토한 후, 오는 20일 차기 고위급 회담을열어 휴전 문제를 최종 조율키로 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이 지니 특사의 방문을 앞둔 지난 15일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 이어 이날 베들레헴과 베이트 잘라에서는 철수를 개시했으나 군대를 계속 주둔시키겠다고 밝혔던 또 다른 서안도시 예닌과 나블루스에선 아직 철군 사실이 확인되지 않고 있어 최종 휴전 합의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와 관련, 미국 국무부는 이스라엘에 대해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에서 완전 철군하도록 계속 압박했다. 한편 이날 팔레스타인 과격단체 하마스가 제조한 카삼 로켓포 2발이 이스라엘의아슈켈론 해안도시 인근에 떨어지자 이스라엘은 탱크와 불도저를 앞세우고 가자지구의 알 카라라 마을에 진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가옥 2채가 파괴되고 팔레스타인인 5명이 부상했다. 이스라엘군은 또 이날 밤 가자지구 접경 검문 초소에서 자동소총과 수류탄 등으로 무장한 팔레스타인 1명을 사살했다고 이스라엘군이 밝혔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