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초고속인터넷이 초고속인터넷(브로드밴드) 강국의 면모를 이어나갈 핵심 기술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달초 KT(한국통신)와 하나로통신이 세계 최초로 무선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상용화함에 따라 'ADSL(비대칭디지털가입자망) 신화'를 재연할 초석이 마련됐다. 세계 1위의 초고속인터넷 인프라에 자유로운 무선 접속기능을 보강, 국내 IT(정보기술) 산업이 한단계 발전하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무선 초고속인터넷의 중요성 =그동안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하려면 집이나 사무실 책상 앞에 자리를 틀어야 했다. 이런 공간적 제한을 뛰어넘어 이동중에 인터넷을 이용한다는 생각은 꿈꾸지 못했던 게 사실. 그래서 휴대폰의 좁은 창에서 문자나 단순 이미지로 데이터를 받아보는 정도를 '무선인터넷'이라 불렀다. 무선인터넷은 유선인터넷과는 태생이 달라 이동통신망과 단말기의 발전에 따라 서서히 진화하는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무선 랜(LAN) 기술을 활용, 전국 단위에서 무선 초고속인터넷을 서비스한다는 아이디어가 실현되면서 무선인터넷의 주역자리를 무선 초고속인터넷이 차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무선 초고속인터넷은 유선 인터넷과 똑같은 2~5Mbps 속도로 인터넷을 즐길수 있다. 최신 이동통신기술인 cdma2000 1x EV DO 속도가 실제론 7백Kbps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월정액제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요금도 훨씬 저렴하다. 이 기술은 또 4세대 이동통신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하나로통신 무선사업팀 김찬원 차장은 "'올 IP(All Internet Protocol)화'가 4세대 이동통신의 핵심"이라며 "휴대폰 무선인터넷처럼 이미지나 그래픽을 텍스트 기반으로 바꿔 제공하는 것은 경쟁력이 없다"고 말한다. m커머스(무선 전자상거래)도 소비자가 이미지나 동영상을 유선 인터넷처럼 생생하게 볼 수 있어야 제대로 발전할 수 있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업체별 사업계획 =KT는 연말까지 1천억원을 투자, 전국 1만개소에 무선인터넷을 사용할수 있도록 AP(인터넷접속장치)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 오는 5월께 해상도를 2배이상 향상시킨 'KT-PDA'를 개발, PDA(개인휴대단말기) 이용자들을 대거 가입자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하나로통신도 연내 전국 1만5천개소로 서비스 가능지역을 넓히기로 하고 버거킹 롯데리아 등 패스트푸드 체인 등을 중점 공략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AP 설치지역이 아닌 곳에서는 CDMA 이동망을 활용키로 하고 이동통신 사업자와의 협력도 모색하고 있다. 데이콤 SK텔레콤 두루넷 등도 하반기부터 무선 인터넷 서비스에 합류할 전망이다. 보완 과제 =아직 서비스 초기이긴 하지만 가입자수가 너무 적고 수요전망도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KT는 물론 하나로통신도 가입자수가 수백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은 ADSL도 초반에는 비슷한 상황이었다는데 위안을 찾고 있다. ADSL도 먼저 깐 사람의 친구나 이웃이 어깨 너머로 ADSL의 위력을 체험하면서 수요가 급속히 확대됐다. 사업자들이 과감하게 투자했고 정부도 적극적으로 육성한 덕분에 'ADSL 신화'가 탄생했다. 무선 초고속인터넷도 이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PDA 등 단말기가 속속 개발되고 사업자들이 적절한 투자를 계속하면 하반기부터는 시장확대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업체들은 업무상 이동 중에도 인터넷을 사용해야 하는 법인을 대상으로 우선 고객층을 확보해 나가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