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과 세르게이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12일 워싱턴에서 핵무기 감축을 비롯한 양국의 군사 현안을 다루기 위한 이틀동안의 국방장관회담에 돌입했다. 이바노프 장관은 워싱턴 인근의 국방부 청사에서 럼즈펠드 장관의 환영을 받은후 3시간 가까이 회담을 가졌으며 이어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만나러 백악관으로향하기에 앞서 피트 올드리지 군사 기술 담당 국방차관도 만났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장관회담이 양국의 관계 개선 방안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으나 군사 전문가들은 ▲전략 핵무기 감축 ▲테러전 공조와 평화유지군 운용▲대량살상무기 확산 ▲미국의 미사일방위 계획 ▲그루지야 미군 파병 등을 주요 의제로 예상했다. 전날 워싱턴에 도착해 럼즈펠드 장관과 미국 프로농구 야간 경기를 관람한 이바노프 장관은 오는 14일까지 머물며 의회와 중앙정보국(CIA) 등의 관계자들과도 만나미국의 새로운 핵 정책 보고서에 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보도로 알려진 미국의 핵 태세 검토 보고서는 러시아, 중국, 북한 등을 냉전 이후 미국의 잠재적인 핵 공격 대상국으로 지목했다. 이와 함께 오는 5월23-26일 모스크바와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부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한 사전 정지 작업도 이바노프 장관의 방미 목적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부시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6천-7천기에 이르는 양국의핵탄두를 2천기 이내로 줄이기로 합의했으나 감축되는 핵탄두의 일부를 보관하겠다는 미국의 새로운 방침에 러시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전날 방미 길에 오른 이바노프 장관은 중간 기착지인 아일랜드 쉐논 국제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배치된 핵탄두만 계산에 넣고 보관되는 핵탄두는 빼자는 미국의 고집 때문에 양국의 이견이 빚어지고 있다며 미국을 비난해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