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삼애인더스가 발행한 해외 전환사채(CB)를 매입해주는 대가로 정현준(구속 수감중)씨의 한국디지탈라인(KDL) 해외CB를 이용호씨에게 4배 가량의 고가에 팔아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11일 "지난해 11월 산업은행의 삼애인더스 CB 매입과 관련해 특별검사를 벌인 결과 산업은행이 이용호씨와 이면계약을 맺고 두차례에 걸쳐 삼애인더스 해외CB 900만달러 어치를 매입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지난 8일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산업은행에 대한제재수위를 논의한데 이어 오는 15일 정례회의에서 관련자들에 대한 문책범위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특히 산업은행은 이면계약에 따라 이용호씨의 해외CB를 매입하면서 `검은머리외국인'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보유중이던 KDL 해외 CB를 이용호씨측에게 50만달러에 팔아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은 2000년 6월 정현준씨가 대주주인 KDL의 해외CB 100만달러 어치를 매입했다 동방.대신금고 불법대출 사건으로 같은해 10월께 KDL이 부도가 나면서 KDL CB는 시세가 액면가의 10∼15%인 10만∼15만달러로 떨어졌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