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집권 사민당의 비자금 스캔들이 지방당차원을 넘어서 중앙당으로 번지는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독일 언론들은 8일 쾰른에 이어 부퍼탈의 사민당 재정담당자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사민당은 중앙당 차원에서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간지 타게스 슈피겔은 부퍼탈 지역의 건설업자들이 건설 수주와 관련된 뇌물성 정치자금을 사민당에 제공한 혐의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검찰은 전날 사민당 쾰른 지구당 사무실과 만프레트 비시테 사민당 재정담당의 집을 수색해 정치자금 관련 장부를 압수함으로써 사민당 비자금 스캔들 수사에본격 착수했다. 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사민당 비자금 스캔들은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독일 정치권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알폰스 그레베너 검사는 "우리는 사상 최대의 부패사건을 앞에 두고 있다"고 말해 이번 사건의 여파가 적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지금까지 조사 결과 쾰른 및 부퍼탈 지역 사민당에 각각 수십만 마르크 상당의불법 자금이 흘러들어간 사실이 확인됐으나 독일 언론들은 이보다 훨씬 많은 비자금이 사민당으로 흘러들어 갔다고 전했다. 일간지 쥐트 도이체 차이퉁은 사민당이 스위스 은행 계좌를 통해 1천500만 유로의 뇌물성 자금을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돈세탁을 위해 기업간 거래로 돈의 흐름을위장하는 등의 불법행위를 자행했다고 보도했다. 비자금 스캔들이 확산되자 사민당 당수인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프란츠 뮌터페링 사무총장을 쾰른으로 보내 스캔들 의혹을 해명할 것을 지시했다. 쾰른과 부퍼탈이 속해 있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사민당 위원장을 역임한 뮌터페링 사무총장은 이번 사태에 자신은 전혀 관련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이번 사건은 조직적인비자금 수수가 아니라 회계상의 실수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인 기민당은 사민당의 비자금 스캔들을 의회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조사해야하며 뮌터페링 사무총장을 소환 조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기민당은 지난 99년 11월부터 불거진 비자금 스캔들로 헬무트 콜 전총리와 당시당수였던 볼프강 쇼이블레가 정치 일선에서 퇴진하고 지지율이 급락하는 등 곤욕을치른 바 있다. 기민당은 약 2천600만 유로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드러났으나 콜전총리와 쇼이블레 전 당수에 대한 검찰 수사가 특별한 혐의점을 밝혀내지 못하고종결됨에 따라 현재는 의회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만 남겨 놓고 있다. 사민당 비자금 스캔들로 기민당을 조사하던 특별조사위원회가 이제는 사민당을조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