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가 상승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종합지수는 820대로 내려앉았고 코스닥지수는 엿새만에 하향 곡선을 그렸다. 7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3.62포인트, 1.62% 내린 829.44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지수는 83.73으로 0.41포인트, 0.49% 하락했다. 이날 증시는 수요일 뉴욕증시가 호전된 경제지표와 베이지북의 긍정적인 경기진단 등으로 강세를 보임에 따라 상승 출발했으나 되밀린 뒤 장 후반 하이닉스의 독자생존론에 제동이 걸리면서 낙폭을 키웠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3월 정례회의를 열고 콜금리를 현 수준인 4.00%대로 유지키로 했으나 증시는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다. 종합지수는 이틀간의 850선 돌파 시도가 무산되면서 차익매물을 맞았다.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 지수선물·옵션·종목옵션 동시만기에 대한 경계감으로 심리가 위축됐다. 외국인은 현선물 동시 매도로 수급이 악화를 초래했다. 또 뉴욕증시가 오름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외국인이 매도로 대응한 데다 반도체 지수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최근 약화된 동조화 경향이 확인됐다. 오후 들어 진념 부총리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하이닉스의 독자생존을 주장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밝히면서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냉각됐다. 코스닥지수는 거래소에 비해 덜 올랐다는 인식에 선물만기에서 자유롭다는 인식으로 상대적인 강세를 유지했으나 '하이닉스 충격'으로 방향을 틀었다. 진 부총리의 발언은 심각하게 받아들일만한 수준이 아니었지만 종합지수 850 돌파가 무산된 가운데 나온 터에 '울고 싶을 때 뺨 맞은 격'이 됐다. ◆ 다음주까지 조정분위기 연장 = 시장에서는 오는 14일 지수선물·옵션·종목옵션 동시만기까지는 지수관련주의 움직임이 제한받는 가운데 조정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 지수대가 국내외 경제호전을 반영한 수준인 데다 이날도 매수차익잔고가 증가함에 따라 만기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5일 이동평균선 붕괴 이후의 지지선 구축 여부를 지켜보면서 지수관련주의 경우 반등 시 차익실현 관점에서 접근하고 개별종목은 단기로 대응하라는 지적이 많다. 업종별로는 의약, 기계, 전기가스, 음식료 등이 올랐고 통신, 운수장비, 전기전자, 은행, 증권, 종이목재 등이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하이닉스가 닷새만에 내림세를 타며 하한가로 추락했고 주성엔지니어, 케이씨텍, 미래산업, 신성이엔지 등 반도체 관련주가 동반 하락했다. 지수관련주는 한국통신공사가 5% 이상 급락한 것을 비롯, 삼성전자, SK텔레콤, 국민은행, 현대차, 기아차, 삼성증권, KTF, LG텔레콤, 기업은행 등이 약세를 보였다. 거래소에서는 한국전력, 삼성전기 정도가 상승했고 국민카드, 강원랜드, 휴맥스, 엔씨소프트 등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오른 종목이 더 많았다. 투자주체별로는 외국인이 현선물을 동시에 처분하며 지수를 압박했다.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648억원을 순매도했고 주가지수선물을 2,927계약 팔아치웠다. 반면 코스닥에서는 361억원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개인은 거래소에서 847억원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에서 51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66억원, 17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프로그램 매수가 1,431억원 유입됐고 매도는 856억원 출회됐다. 매수와 매도 모두 비차익 위주로 거래됐다. 세종증권 오태동 연구원은 "850선에 대한 부담이 증폭된 가운데 진념 부총리의 발언에 따라 차익실현 욕구가 분출됐다"며 "오는 14일 만기를 앞두고 리스크가 큰 대형주에 대해서는 차익실현하고 중소형주 위주의 단기 매매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