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기침체가 사실상 끝났다는 진단이 나왔다.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27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 "경제가 전환점에 임박했다(The economy is close to a turning point)"고 밝혔다. 하지만 경기회복세는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진단했다. 미경제상황에 대한 그의 평가는 한달전과 대동소이하다. 지난달 24일 상원예산위원회에서 그는 "경제회복 징후들이 곳곳에 있지만 아직 몇몇 위험요소들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회복의 지속성을 1백% 장담할 수는 없지만 회복은 분명히 진행중이라는 뜻이었다. 이날 발언에서는 전과는 달리 '경기회복 지속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을 언급하지 않았다. 단지 실업률상승에 따른 소비위축및 국제유가불안 우려등으로 회복세가 완만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에 나온 일부 경기지표들도 회복세가 완만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1월 내구재주문은 2.6% 늘었지만(예상치는 1.5% 증가), 1월 신규주택판매는 14.8%나 줄었다. 또 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하락했다. 그린스펀 의장의 완만한 경기회복평가로 미국금리는 적어도 상반기중에는 인상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달초만 해도 6월쯤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관측됐었다. 미경제가 회복중이라는 사실은 이미 각종 경기지표와 민간 이코노미스트들에 의해 확인된 사항이다. 따라서 그린스펀의 이날 발언은 단지 '미국의 경제대통령이 경기회복을 공식화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그린스펀의장은 특히 성장률 예상치를 제시,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작년에 1%(잠정치)를 기록한 경제성장률이 올해는 2.5~3.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성장예상치는 과거 경기회복때 평균 성장률의 절반수준이다. 하지만 당초 예상치에 비하면 많이 높아진 수치다. 작년말 국제통화기금(IMF)과 월가 금융기관들은 올해 미경제성장률을 0.7~1.5%선으로 예상했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