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공격설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유엔과 이라크가 다음달 대화를 재개한다. 이라크는 미국의 군사공격을 막기위한 외교노력의 일환으로 다음주 유엔과 대량살상무기 사찰에 관한 대화를 재개할 것이라고 이라크 정부관리가 26일 밝혔다. 앞서 스테파네 두자리치 유엔 대변인도 25일 유엔과 이라크가 오는 3월 7일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두자리치 대변인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나지 사브리 이라크 외무장관이 오는 3월 7일 만나며 이들은 회담이 추가로 필요할 경우 아랍연맹 정상회담 이후 다시 회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자리치 대변인은 아난 총장이 유엔의 대(對) 이라크 무기사찰 재개에 관해 논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난 총장은 무기사찰 재개를 포함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의 실천에 논의의 초점을 맞추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은 사브리 장관과 아난 총장의 회담이 이라크에 무기사찰 재개를 수용할 것을 요구하는 '간결'하고도 '단도직입적'인 회담이 돼야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리처드 바우처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라크는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고 있다. 바로 안보리 결의안에 따르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아난 총장이 이 단순한 요구를 재강조하고 첫 단계로 무기사찰단에 대한 이라크의 협력의 필요성을 지적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라크 공격설을 끊임없이 흘려온 미국은 이라크와 유엔의 대화 재개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으며, 이라크 역시 유엔과의 대화 재개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전복시키기 위해 이라크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라크 관리는 "이라크 지도부는 유엔과의 대화 재개가 미국의 공격 준비를 멈추게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대(對)테러 연대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노르웨이는 미국의 일방적인 이라크 공격이 대(對)테러전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26일 경고했다. 얀 페테르센 노르웨이 외무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행한 외교정책 연설에서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넓게는 국제 연대를 해치고 장기적으로는 테러리즘을 통제하는 기회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페테르센 장관은 그러나 후세인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고 이웃 국가들을 공격하는 독재자라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 유엔 결의안에 따를 것을 촉구했다. 유엔은 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이라크에 제재조치를 단행했으며 이라크는 98년 미국과 영국의 공습 이후 무기 사찰단의 재입국을 거부하고 있다. (워싱턴.바그다드.오슬로 AP.AFP=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