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대통령 선거가 내달 9, 10일 치러질 예정인 가운데 유력한 야당후보인 민주변화운동(MDC)의 모건 츠방기라이 당수가 반역 혐의로 고발돼 대선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서방권은 집권연장을 노리는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선거를 방해하기 위해 이번 일을 꾸민 것으로 단정,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츠방기라이 당수는 이날 무가베 대통령 암살을 기도한 혐의로 하라레의 한 경찰서에서 2시간여 동안 조사를 받은 뒤 풀려났으나 추후 경찰에 다시 소환될 것이라고 그의 변호사가 전했다. 츠방기라이 당수는 석방직후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에 대한 혐의 내용을 강력 부인했다. 그는 "내가 반역죄를 저질렀다는 게 고발 내용"이라면서 "물론 나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면서 "이는 집권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연맹애국전선(ZANU-PF)이 나를 대선 레이스에서 몰아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비난했다. 츠방기라이 당수는 또한 웰시만 은쿠베 MDC 사무총장과 렌손 카셀라 예비 농업장관도 이번 고발사건에 연루됐다고 밝혔으나 경찰은 이들에 대해서는 소환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상태다. 츠방기라이 당수는 자신이 석방된 것과 관련, "ZANU-PF측이 나를 감옥에 가둘 경우 득보다 실이 더 크다고 생각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츠방기라이 당수는 반역죄로 투옥되더라도 짐바브웨 선거법에 따라 옥중 출마가 가능하다. 미국은 이날 국무부 대변인을 통해 츠방기라이 당수을 반역죄로 고발한 짐바브웨 당국을 강력 비난했다. 리처드 바우처 대변인은 "우리는 그러한 주장에 대한 확증적인 물증이 전혀 없음을 알고 있다"면서 "이는 무가베 대통령이 자행하고 있는 전제적 통치의 또 다른 비극적인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도 이날 성명을 발표, "대통령 선거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무가베 정권이 선거를 방해하고 짐바브웨 국민이 지도자를 자유롭고 공정하게 선출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한편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는 이날 무가베 대통령 정부의 부패상과 폭정을 폭로한 공로로 짐바브웨 일간지 데일리 뉴스의 조프리 은야로타 편집장을 언론부분 최고 영예인 유네스코-길레르모 카노 세계 언론자유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하라레.파리 AP.AFP=연합뉴스)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