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와 평화 교환원칙에 따라 아랍권과 이스라엘이 동시에 수교하자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중동평화구상에 대한 국제적 지지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모쉬 카트사브 이스라엘 대통령은 25일 급부상하고 있는 사우디의 중동평화 구상과 관련, 사우디를 방문해 압둘라 왕세자와 새 중동평화안을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카트사브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사우디 지도자가 만일 예루살렘에 오지 않는다면 이스라엘 지도자들이 사우디를 방문하도록 초청해주길 고대하고 있다"며 "우리가 리야드 방문 초청을 받는다면 나는 기꺼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메이어 쉬트리트 이스라엘 법무장관은 이스라엘이 새 중동평화안을 주도하기 위해 압둘라 왕세자의 이스라엘 방문을 초청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시몬 페레스 외무장관은 사우디 평화안이 "매혹적이고 흥미있는 새로운 기회"라며 이스라엘이 즉각 호의적 반응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의 기드온 사르 총무보좌관도 25일 사우디의 새 중동평화안은 "긍정적인 흐름"이라고 평가했으나 이스라엘이 67년 중동전쟁 이전의 국경선으로 돌아가라는 요구에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랍국가들도 사우디 평화안에 대한 지지를 잇따라 천명, 이미 사우디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비롯해 이집트, 요르단, 쿠웨이트, 바레인, 아랍에미리트연합, 레바논, 튀니지 등이 이미 이에 대한 수용입장을 밝혔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또 시리아 등 다른 아랍연맹 회원국들도 사우디 평화안에 찬성할 것으로 보여 이라크, 리비아, 수단 정도를 제외하고는 아랍국가들이 모두 이를 지지할 것으로 소식통들은 예상했다. 이라크 등 3개국도 아직까지 사우디 평화안에 대한 반대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사우디 평화안에 대한 지지입장을 공식 표명한 미국도 이 구상을 진전시키기 위한 물밑작업에 적극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지난 주말 압둘라 왕세자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아흐메드 마헤르 이집트 외무장관,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등과 전화를 통해 사우디 평화안을 논의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파월장관과 압둘라 왕세자는 "중동지역의 가장 중요한 진전상황과 공동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사우디 관영통신은 보도했다. 미 행정부는 이미 백악관과 국무부, 중앙정보국(CIA) 전문가들로 팀을 구성, 사우디 평화안을 심층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