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평화유지군(ISAF)과 아프간팀의 친선경기가 개최된 카불 시내 축구장에서 집단 난투극이 벌어져 아프간 주민 15-20명과 평화유지군 3명이 다쳤다고 ISAF 대변인이 15일 밝혔다. 닐 페컴 대변인은 이번 사고로 아프간 주민 15-20명이 다쳤으며 평화유지군 3명도 얼굴을 약간 베였다면서 진압 과정에서 아프간 경찰이 12발의 경고사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AFP 통신 기자는 아프간 경찰이 경기장 진입을 시도하며 돌을 던지는 군중들을 구타했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장에 파견된 평화유지군 600여명 가운데 절반 가량은 경기장 외곽을 경비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고 나머지는 자신의 축구팀을 응원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유지군 선발팀과 아프간 대표팀격인 '카불 유나이티드' 경기가 벌어진 카불경기장에는 이날 2만5천여 군중이 운집해 만원을 이뤘으며 나머지 1만5천여명이 좌석 부족을 이유로 입장 거부를 당하는 바람에 이 같은 불상사가 발생했다. 목격자들은 관중 1만5천여 명이 경기장에 서로 들어가려고 하는 과정에서 난투극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당시 경기장 관중석은 이미 만원 상태였고 관중들이 진입을 제지하는 평화유지군, 경찰과 충돌하면서 불상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경찰은 관중이 한꺼번에 몰려들자 공중을 향해 총을 발사하고 나무 막대를 휘두르며 이들의 경기장 진입을 막았다. 평화유지군과 아프간팀은 난투극이 발생했지만 경기를 진행했으며 폭력사태는 경기가 시작한 뒤 점차 진정했다. 경기 시작 몇 분만에 아프간팀이 첫 골을 기록하자 관중석은 흥분의 도가니가 됐으나 평화유지군 팀은 전반전이 끝나기 직전 동점골을 기록하고 후반전에 다시 역전골을 터뜨렸다. 카불 축구경기장은 탈레반 정권 시절 공개처형장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독일군 소속의 평화유지군인 디트마르 예세리히 중령은 "이곳에서 축구경기가 열린다는 사실 자체가 탈레반 정권의 공포정치가 끝났다는 점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영국 국방부가 영국축구협회와 프리미어리그의 후원을 받아 계획했다. 평화유지군팀은 영국군을 중심으로 이탈리아, 덴마크,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노르웨이 병사들로 구성됐다. (카불 AP AFP=연합뉴스)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