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경의선 도라산역 방문은 한미 양국이 부시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방한을 준비하면서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이벤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대통령의 도라선역 방문은 9.11 테러사태로 취소됐던 지난해 10월 부시 대통령의 첫 방한계획 때부터 잡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미 양측 가운데 어느 쪽에서 경의선 현장방문을 먼저 제의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리측의 강한 희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측은 지난달 부시 대통령의 2월 방한 계획이 발표된 뒤 경의선 현장방문을 재추진키로 하고 미국측 선발대 방한 등을 통해 구체적인 행사계획을 심도있게논의해왔다. 우리 정부도 부시 대통령의 도라산역 방문 자체가 내외에 주는 대북 메시지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만반의 준비에 주력해왔다. 특히 최성홍(崔成泓) 외교장관이 14일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사전준비 상황을 확인한 것은 물론 지난달에는 한승수(韓昇洙) 당시 외교장관이 도라산역을 답사하는등 이례적으로 외교장관이 두차례나 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행사준비를 점검했다. 또 우리측 정보기관 고위관계자가 지난달 현장을 점검한데 이어 미국측 선발대도 현장을 2-3차례 직접 답사했고, 이에 따라 청와대와 외교부 의전팀들도 바쁘게 움직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양국은 40분에서 1시간 가량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도라산역 방문행사의 세부적인 일정 등에 대해 막바지 협의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대통령은 방한할 때 이번 경의선 현장방문과 같은, 당시 상황에 맞는 특별행사에 종종 참석해 왔다. 북핵 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93년 방한한 당시 클린턴 대통령은 `돌아오지 않는다리'를 직접 방문, "북한이 핵 개발을 하면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초강경발언을 했고, 98년에는 포천의 종합군사격훈련장(KTC)을 방문해 화력시범 훈련을 보면서 북핵 의혹의 조기해소를 강조했었다. 미국 대통령이 방한때마다 거르지 않는 것은 미군부대 방문으로, 이번에도 부시대통령은 방한 이틀째인 20일 주한미군 부대를 방문, 장병들과 오찬을 함께 하고 21일에는 오산공군기지도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79년 방한당시 미 제2사단을 방문, 장병들과 조깅을 함께 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기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