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세계 경제는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신(新)경제를 이끌었던 닷컴이 몰락하면서 세계 경제 침체가 더욱 악화됐다. 일각에선 '신경제는 허구'라는 주장까지 펴고 있다. 과연 IT(정보기술)산업은 한순간 타오르는 불꽃에 불과했던 것일까. 세계 IT산업 선두에 있는 스토리지(저장장치) 전문업체 EMC의 마이클 룻거스 회장으로부터 IT 분야를 포함한 세계 경제에 대해 들어 본다. - 지난해 세계 경제는 IT 성장 둔화로 전반적인 침체를 보였습니다. 올해에는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인데 IT 경기에 대한 전망은. ▲ 세계 경제를 이끄는 힘은 매우 복잡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올해 경제가 정확히 언제 회복될지는 알 수 없지만 IT산업을 주축으로 한 세계 경제의 통합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가지 중요한 경향은 세계 경제가 대규모의 정보자산을 움직이고 관리하며 활용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명한 기업은 자신의 경제적 가치를 제고시키기 위해 강력하고 고도로 자동화된 정보 인프라에 투자를 집중,어떠한 충격에도 기업의 정보를 완벽히 보호하고 원활한 정보 접근을 가능하게 합니다. - 일부에서 '신경제(New economics)는 허구'라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 '신경제'에서 '신(新)'의 의미는 '정보 집약'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인포메이션 이코노미'가 더욱 적절한 표현일 것입니다. 정보 증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입니다. 정보와 지식은 이전 어느 때보다 더욱 유동적이고 이동이 자유롭습니다. 정보 저장, 전송 및 접근 비용이 현저하게 떨어지면서 예전에 상상할 수 없었던 대량의 고급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오늘날 개인은 방대한 양의 정보를 소비하고 창조하고 공유합니다. 무엇보다 적절한 정보를 제때 입수하고 이용하는 능력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제는 정보를 어디에 보관하는 지가 돈을 어디에 보관하는가 만큼이나 중요합니다. - 한국 IT시장은 빠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이 세계 시장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있고 향후 닥칠지 모르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은 어떤 전략을 가져야 할까요. ▲ 한국은 광대역 네트워크 및 무선 통신 기술 등 강력한 선진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천만명 이상이 일상적으로 인터넷을 사용하고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초고속 인터넷 사용자를 갖고 있습니다. 첨단 정보통신에 대한 한국의 열정과 관심도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한국은 끊임없이 디지털시대의 혁신을 주도할 것입니다. - 스토리지 시장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앞으로 더욱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작년 스토리지 시장에 대한 평가와 올해 전망은. ▲ 작년 스토리지 시장의 성장이 주춤하긴 했지만 가장 복잡하고 가치 생산적인 분야는 탄탄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즉 네트워크 스토리지와 스토리지 소프트웨어는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연평균 2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5년안에 광통신망과 광대역 통신, 디지털 정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스토리지 시장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입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