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원기자의 '보험 X-파일'] 진격해 오는 외국생보軍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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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금융 담당 기자들 사이에서는 미국 푸르덴셜금융(파이낸셜)이 주요 뉴스메이커로 주목받고 있다.
푸르덴셜이 국제투자그룹 스티븐 펠레티어 사장 명의로 현투증권에 대한 투자의향서를 한국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협상 결과야 두고봐야 알겠지만 푸르덴셜이 한국 시장 진출 확대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한국에서 보험사업으로 톡톡한 재미를 본 푸르덴셜로서는 한국내 금융 비즈니스를 더 확대하려는 의욕을 가질만 하다.
물론 푸르덴셜도 국내 진출 초기에는 고전했다.
1993년께는 철수를 고려하기까지 했다.
그런 어려움을 딛고 종신보험시장을 활짝 꽃피웠다.
이제는 모든 보험사들이 푸르덴셜생명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한국푸르덴셜생명의 자본금은 2백64억원.
작년 4∼9월(상반기)중 4백67억원의 순익을 거뒀으니 수익력을 미뤄 알 수 있다.
지난 3년간 평균 성장률(수입보험료 기준)이 67%에 달했다.
이런 성과를 내는 곳은 일본 대만 이탈리아 등 푸르덴셜이 보험시장에 진출한 9개국중 한국뿐이란게 회사측 설명이다.
푸르덴셜은 3년전쯤 삼성생명과 은밀하게 상호 지분을 맞교환하기 위한 협상을 벌인 적도 있다.
논란 끝에 협상은 무산됐지만 겸업화 대형화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한국 금융시장에서 다각도로 진출확대 방안을 모색해 왔다.
한국에서의 영업을 확대하려는 외국계 보험사는 푸르덴셜만이 아니다.
네덜란드 ING그룹과 미국 메트라이프그룹도 한국 금융시장에 더욱 깊숙이 발을 담고 싶어 한다.
독일 알리안츠그룹은 국내 단독법인(알리안츠제일생명)과 별도로 하나은행과 방카슈랑스(은행.보험 겸업)를 겨냥한 보험사(가칭 알리안츠하나생명)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외국 메이저들이 한국 금융시장을 이렇듯 탐내고 있으니 국내 금융사들로선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 최대 보험회사인 삼성생명이 최근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은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국내 보험사들의 변신에는 한계가 있다.
예컨대 삼성생명은 대기업그룹 계열사여서 은행을 가질 수 없다.
내년 8월 도입되는 방카슈랑스에 효율적으로 대비하기 어려운 구조다.
외국계 금융사들의 국내시장 ''진격''을 손발이 묶인채 바라볼 수밖에 없는 토종 생보사들의 ''역차별'' 하소연이 안쓰럽다.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