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이 ''커먼레일 엔진''이라는 첨단 심장을 달고 새롭게 태어났다. 카니발이 자랑하는 경제성과 실용성에 커먼레일의 성능이 추가된 셈이다. 커먼레일 엔진은 연료를 고압으로 축압한뒤 분사해 점화하는 방식의 디젤엔진이다. 기존 디젤엔진에 비해 파워는 키운 반면 소음과 매연은 현저히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니발II 커먼레일은 카니발II의 엔진만을 바꾼 것이기에 외관에서는 특별히 변화를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측면에 부착된 고급 엠블램이 우선 눈에 들어온다. 엠블램에는 1백45라는 숫자가 뚜렷히 새겨져 있다. 카니발II 커먼레일의 마력수를 나타내는 숫자다. 실내분위기는 젊고 세련된 분위기를 그대로 살렸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 위해 크롬도금과 우드그레인의 절제된 조화로 사이버틱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편의장치는 성능 좋은 A/V시스템에다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후방감시카메라까지 갖춰 최고급 승용차가 부럽지 않다. 시동을 걸자 엔진소리가 경쾌하게 느껴졌다. 기존 디젤엔진에 비해 소음과 진동이 상당히 줄어든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엑셀리레이터를 살짝 밟자 부드럽게 차가 미끄러져 나간다. 이렇게 큰 덩치가 아주 가볍게 당겨지듯 주차장을 빠져 나왔다. 아무튼 출발은 기존 디젤차와 사뭇 다르게 부드럽고 가볍다. 큰 길로 나와 본격적으로 속력을 높였다. 무거운 차체로 가속성능이 떨어질 것이란 당초 예상은 이번에도 보기 좋게 틀렸다. 차량은 액셀을 밟기 무섭게 총알같이 튀어나간다. 언덕을 만나도 가속력은 떨어지지 않는다. 1백45마력의 커먼레일 엔진이 진가를 발휘하는 순간이다. 출발에서 시속 1백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승용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어느덧 고속도로에서 본격적인 주행에 들어갔다. 기존 카니발의 안전성이 돋보이는 주행능력은 변함이 없다. 한마디로 편안하다. 핸들링이나 ABS가 장착된 제동장치의 성능도 만족스럽다. 기아자동차는 카니발에 커먼레일 엔진을 장착함으로써 배기가스를 20% 이상 줄였다고 한다. 그동안 카니발의 유일한 단점으로 지적되던 매연문제가 속시원하게 해결된 것이다. 그동안 길에서 만나는 카니발에서 뿜어져 나오던 매연을 보지 않아도 되는게 무엇보다 좋았다. 가속페달을 급하게 밟아도 소음은 그리 없었다. 덕분에 이번 시승에서 정말 과감하게 급출발, 급가속, 때때로 과속? 등 주위 눈치 안보고 할 수 있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