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연속 결승에 진출한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와지난해 챔피언 제니퍼 캐프리아티(미국)가 호주오픈테니스대회(총상금 1천650만달러)의 진정한 여왕 자리를 놓고 숙명의 대결을 펼친다. 3번시드 힝기스는 24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파크 로드레이버아레나에서 계속된 대회 여자단식 준결승에서 재기를 노리던 8번시드 모니카 셀레스(미국)를 2-1(4-6 6-1 6-4)로 역전승했다. "이번에도 결승에 오를 것을 굳게 믿었다"고 소감을 밝힌 힝기스는 97년 첫 우승 이후 6년 연속 이 대회 결승에 진출하며 3년만의 정상 복귀를 노리고 있다. 이날 힝기스는 스트로크와 서비스의 파워에서 셀레스에 밀려 고전했으나 빠른 몸놀림과 강한 승부 근성으로 첫 세트를 내주고도 쉽게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호주오픈 4회 챔피언으로 6년만의 정상 복귀를 노렸던 셀레스는 힝기스보다 더 많은 위닝샷(36-20)을 터뜨린 반면 거의 4배(12-40)에 이르는 실책을 저지르며 자멸했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 톱시드 캐프리아티도 4번시드 킴 클리스터스(벨기에)를 2-1(7-5 3-6 6-1)로 따돌리고 결승에 올라, 2년 연속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접전이었던 1세트를 포어핸드 크로스스트로크에 이은 상대의 백핸드 범실로 따낸 캐프리아티는 실책을 줄인 클리스터스에게 2세트를 내줬지만 3세트 들어 다시 불안한 플레이로 일관한 클리스터스를 거세게 몰아붙여 쉽게 경기를 끝냈다. 클리스터스는 지난해 프랑스오픈 결승전 패배를 포함, 캐프리아티와의 상대 전적에서 3연패했다. 힝기스는 97-99년 3연패에 이어 2000-2001년 연속 준우승을 기록하는 등 호주오픈에 특히 강한 선수이지만 캐프리아티 역시 지난해 결승에서 힝기스를 꺾고 생애첫 메이저 패권을 거머쥐며 재기에 성공, 예측 불허의 명승부가 기대된다. 야간 경기로 열린 남자단식 준결승에서는 16번시드 토마스 요한손(스웨덴)이 26번시드 이리 노박(체코)와 풀세트 접전 끝에 3-2(7-6 0-6 4-6 6-3 6-4)로 역전승하고 결승에 선착했다. 94년과 98년 US오픈 8강에 진출한 것이 최고 성적인 요한손은 이로써 생애 첫 메이저대회 결승에 진출하는 기쁨을 누렸다. 요한손은 1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힘겹게 따냈지만 2세트를 0-6으로 힘없이 내주는 등 실책을 남발하며 2, 3세트를 내리 뺏겨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요한손은 최고 시속 209㎞의 강서비스를 앞세워 4세트를 6-3으로 따내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여세를 몰아 마지막 세트도 6-4로 이기고 2시간 51분의 혈투를 마무리했다. 요한손은 25일 열리는 7번시드 토미 하스(독일)와 9번시드 마라트 사핀(러시아)의 준결승전 승자와 남자단식 우승을 놓고 겨룬다. (멜버른 AP.AFP=연합뉴스)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