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오전] 원-엔 동반 약세, "1,330대 유지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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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전고점을 뚫고 올라서 9개월중 가장 높은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 전날의 오름세가 연장되고 있는 셈.
달러/엔 환율이 134엔을 상향 돌파한 영향을 강하게 흡수, 달러/원은 1,334원에 대한 경계감을 허물어 뜨리며 한때 1,335.30원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오전장 후반 진념 부총리의 발언 등으로 상승 분위기는 일단 누그러졌다.
진 부총리는 이날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엔 약세 문제는 시장에 맡길 것"이라며 "엔 약세가 지나치다는 것이 주변국의 인식이며 일본이 이를 감안해 현명하고 믿음직한 정책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화가치가 10% 하락했을 때 물가에는 0.5∼1%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달러/엔의 추가상승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점심시간 동안 폴오닐 미국 재무장관의 발언이 달러/엔에 중요한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달러/엔의 급락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고 있어 상승세는 그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2원 오른 1,333.4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지난달 28일이후 처음 1,330원대로 올라 한때 1,337원까지 급등한 뒤 강한 매도압력으로 되밀리며 1,332/1,334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2.40원 낮은 1,329원에 출발한 환율은 서서히 낙폭을 줄여 상승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꾸준히 오름폭을 확대한 환율은 달러/엔의 134엔대 진입 시도와 더불어 10시 12분경 1,333.9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추격매수세가 따라주지 않자 환율은 1,333원을 경계로 소폭의 시소를 거듭하다가 달러/엔의 134엔대 진입에 자극받아 11시 18분경 1,335.3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지난해 4월 9일 장중 1,337.10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 이후 달러/엔의 반락과 함께 진 부총리 발언 등으로 보유 물량을 덜어내면서 1,333원선으로 되밀렸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에 전적으로 달린 흐름"이라며 "수급은 특별하게 두드러진 것은 없으나 약간의 공급우위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의 추가 상승이 가세하지 않는다면 1,335원이 저항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점심시간동안 나올 폴 오닐의 발언에 대한 경계감과 진 부총리 발언으로 포지션을 일단 털어낸 상태"라며 "역외에서도 투자은행 위주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으나 수급상 한 쪽으로 크게 몰리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전적으로 달러/엔에 편승한 흐름이 예상되나 아래로 많이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후에도 1,330원대에서 거래되며 추가 상승 여부를 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상승 흐름을 연장하면서 134엔을 경계로 등락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밤새 뉴욕에서 한때 134.47엔까지 오른 뒤 오름폭을 줄여 133.84엔을 기록한 달러/엔은 이날 개장초 133.60엔대로 하락했다가 상승세를 재개, 134.10엔대로 올랐다가 낮 12시 3분 현재 133.87엔으로 되밀렸다.
미조구치 젬베이 일본 재무성 국제금융국장과 다케나카 경제기획청 장관은 이날도 엔 약세를 용인하는 발언을 거듭, 달러/엔의 상승세를 부추겼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전날 11일만에 순매수로 돌아섰으나 이날 개장초부터 매도에 치중하며 같은 시각 거래소에서 215억원의 매도우위를 가리키고 있다. 환율과는 무관한 흐름.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