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정보기술) 종합상사 사장'' KT(한국통신)의 해외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가재모 글로벌사업단장(54)의 별명이다. 국제 인터넷이나 ADSL(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 관련 해외사업 뿐 아니라 국내 통신장비와 솔루션, 콘텐츠 등의 수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 가 단장은 "장비나 솔루션을 수출할 때는 국내 IT벤처기업들과 손잡고 동반진출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는 대형 통신서비스업체와 중소벤처의 ''윈-윈''을 위한 최선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에게 지난해는 무척 많은 성과를 안겨준 해였다. 세계 곳곳에서 한국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와 기술에 대해 관심을 표명해와 13차례나 국제선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다. 중국 일본 미국 베트남 인도 몽골 모로코 칠레 브라질 등 말 그대로 5대양 6대주를 누비고 다녔다. 그러면서 수건의 굵직굵직한 계약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을 이끌어냈다. 그는 "지난해는 해외거점을 확보하는 해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는 그 거점을 확대하는 한편 사업지역을 다변화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올해 첫 출발도 상큼했다. 미국 ADSL 설치업체인 덱스트라넷에 내년까지 1천7백만달러어치 장비를 수출키로 계약을 맺었다. 가 단장은 "2천만회선 규모의 중국 사이버아파트 프로젝트도 잘 성사될 것이란 느낌이 든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래서인지 지난해보다 30% 늘려잡은 매출목표(3천4백59억원)가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으며 잘 하면 지난해의 2배에 가까운 5천억원대 매출도 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2004년까지 1조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인다는 KT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이 정도 욕심은 부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가 단장은 "작년에는 ADSL 수출에 주력했지만 올해부터는 SI.NI(시스템.네트워크통합) 등 다른 해외사업들도 중시할 생각"이라고 말한다. ADSL 설치.운용을 위해 필수적인 SI.NI 구축작업도 내친 김에 함께 따내겠다는 얘기다. 또 인터넷접속장치인 노드를 세계 곳곳에 확충, 국제 백본을 조기에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는 "(이런 작업을 통해) 한국을 동북아 정보통신 허브(hub)로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의 ''IT 수출론''에는 귀기울일만 하다. "국내 업체는 물론 정부도 해외시장 구석구석까지는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선진국 시장에만 관심을 두어서는 안되는데 말이죠. 개발도상국중 인구와 자원이 풍부한 나라가 IT 인프라에 본격 투자하기 전에 빨리 교두보를 확보해야 합니다. 개도국에 EDCF 자금 등을 적극 지원해 우리 IT업체들의 해외시장을 넓혀 주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IMF(국제통화기금) 위기 이후 해외공관과 직원수가 많이 줄어든 만큼 해외시장과 외국정부의 정책을 분석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시급히 복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