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과 열정의 카운터테너'' 슬라바(본명 뱌체슬라브카간 팔레이)의 첫 내한독창회가 23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슬라바는 아름답고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힘을 담은 목소리로 세계무대에 선 카운터테너(가성으로 소프라노와 알토의 음역을 구사하는 테너가수).''지상의 그 어떤 소리와도 다른 개성''(런던 이브닝 스탠더드지) 또는 ''목소리 중의 다이아몬드''(타임지)란 찬사를 받고 있다. "한국공연은 처음이어서 무척이나 흥분됩니다. 서울에서 만난 얼굴들,분위기,풍경들이 모두 처음이고 새롭습니다" 1964년 구 소련 벨로루시 공화국 고멜에서 태어난 슬라바는 어린 시절 차이코프스키 음악학교에서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배웠고 벨로루시 국립음악원에서는 바이올린을 전공한 비성악인이었다. "처음 전공은 성악이 아니었지만 노래는 계속 불러왔습니다. 합창단에서 오랜시간 활동했고 솔리스트로 무대에 서기도 했으며 소년합창단에서 보이소프라노를 맡기도 했지요" 벨로루시 아카데믹 카펠라에서 노래를 시작한 그는 1987년 레닌그라드 필하모닉과 협연한 슈만의 ''레퀴엠''에서 소프라노 솔로를 맡아 성악가로 공식 데뷔했다. 이후 거장 레너드 번스타인의 눈에 띄어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할 기회를 맞았지만 번스타인의 타계로 잠시 꿈을 접어야 했다. 대신 그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재능을 인정한 오펜하이머 자선재단으로부터 유학기회를 얻어 런던 길드홀 음악원에 무시험 장학생으로 입학,4년간 수학했다. 그는 1992년 브리튼의 오페라 ''한여름밤의 꿈''에서 오베론 역으로 일약 세계적 가수의 반열에 올랐다. "음악은 감정이고 그것은 내 마음으로부터 나옵니다. 진실한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는 게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저와 청중들 간에 에너지를 교환하고 교감을 이루게 됩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여러 작곡가들의 아베마리아를 한자리에서 들려줄 계획이다. 저마다 다른 특징을 지닌 아베마리아를 부르면서 저마다의 마음속 진실을 탐험해보는 경험을 주고 싶다는 것이다. 국내팬들에게 잘 알려진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를 비롯 구노,비제,카치니의 아베마리아를 부른다. 연가곡 ''겨울 나그네'' 중 ''봄의 꿈'',모리코네의 ''아이코나'',거쉰의 ''서머타임'',그리그의 ''솔베이지의 노래'' 등도 들려 준다. (02)599-5743 글=유재혁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