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에너미 라인스' .. 보스니아로 간 '탑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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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에너미 라인스(존 무어감독)는 "보스니아로 간 탑건"이다.
보스니아 내전 당시 적진에 추락한 미군조종사의 서바이벌게임이 긴장감있게 펼쳐진다.
지난 95년 현지에서 총상을 입고 구출된 조종사의 실화에 바탕을 뒀다.
이 영화는 미국의 적국(敵國)명단에 보스니아를 추가시키면서 역경끝에 승리를 쟁취하는 미국식 영웅주의를 담고 있다.
다만 그 영웅은 최우수 전투조종사가 아닌 일반 정찰비행사이다.
호전적인 이 시대에 오히려 "보통영웅"이 더 어울릴 수 있다.
영화는 해군 파일럿 크리스 버넷 중위의 전역결심장면으로 시작된다.
각국의 정치적 이해관계로 "전투" 대신 "정찰" 임무만 수행하는데 염증을 느낀 것이다.
그러나 그는 마지막 정찰비행에서 적진 깊숙히 침투했다가 반군의 미사일에 요격되고 그들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된다.
"미트 페어런츠" 등에서 재치있는 코믹배우로 각인돼 있던 오웬 윌슨이 버넷중위역을 맡아 액션배우로 변신했다.
그는 "근육질"이 아니라 유머와 기지가 넘치는 영웅이다.
만사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극중인물들은 다층적인 대립구조를 지녔다.
버넷중위와 그의 상관인 리가트 제독(진 해크먼)은 애국심에 관한 가치관으로 충돌하고,리가트제독과 피켓제독은 부하 구출작전을 둘러싸고 국제협약문제로 갈등한다.
광고물을 찍어온 존 무어감독은 장편영화에 데뷔하는 이 작품에 감각적인 연출 솜씨를 발휘했다.
원유정련소 부비트랩 폭발,조종사들의 공중탈출,러시아제 SAM미사일이 공중에서 정찰기를 추적하는 장면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반군의 잔학상을 부각시킴으로써 미국의 호전성을 은폐하려는 시도는 설득력을 잃었다.
영화는 "미군의 전우애"에 초점이 맞춰져 보스니아내전의 참상은 눈에 드러나지 않는다.
전쟁무대는 보스니아로 옮겨졌지만 2차세계대전을 다룬 헐리우드 전쟁액션의 관습을 그대로 답습했다.
18일 개봉.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