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행을 우량은행에 합치는 방안이 사실상 물건너갔다. 이에 따라 서울은행은 국내외 컨소시엄에 넘어가거나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처리될 공산이 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6일 "우량 은행에 서울은행을 합치는 것이 최선이지만 서울은행을 인수할 후보군인 신한 하나 한미은행 등이 직·간접적으로 인수가 어렵다는 뜻을 표시해 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들 은행이 자체 판단으로 서울은행 인수불가 방침을 정한 만큼 정부가 강요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신한지주회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서울은행을 인수할 경우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돼 인수 불가능 입장을 감독당국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승유 하나은행장도 "서울은행 인수에 대해 관심이 없고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하영구 한미은행장도 지난 15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규모를 키우기 위한 합병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혀 서울은행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처럼 이른바 우량 은행들이 서울은행 인수에 난색을 표시함에 따라 서울은행은 정부가 생각하는 제2안(국내외 컨소시엄에 매각)과 제3안(공적자금 투입은행과 합병)을 통해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