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PC에서 다시 TV時代로... .. '가정생활 중심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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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에서 다시 TV로…''
지난 90년대 닷컴시대의 중심은 단연 개인용컴퓨터(PC)였다.
PC는 인터넷 등 정보기술(IT) 사회의 시작이자 끝인 것처럼 비쳐졌다.
TV는 설 땅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상황은 달라졌다.
테러 공포와 가격인하 바람을 타고 TV가 다시 미국 가정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캘리포니아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02년 가전제품 전시회''에서도 TV관련 제품들이 인기를 독차지했다.
디지털TV 안방극장시스템 DVD플레이어 위성TV수신기 등에 관람객들이 집중됐다.
전시회를 관장한 미국가전협회 제프 조셉 회장은 "지난 9·11테러 이후 소비자들이 가정에서 가족들과 함께 TV 보는 시간을 크게 늘리는 데다 첨단 TV 관련제품들의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전자제품 판매추이는 벌써 이런 추세를 반영한다.
지난해 PC 판매가 12.2%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전자제품 판매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TV관련 제품은 예외다.
디지털TV(전년대비 판매증가율 1백19.9%) 안방극장시스템(94.5%) DVD플레이어(53%) 위성TV수신기(50.2%) 등이 급격한 판매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RCA브랜드 TV를 판매하는 톰슨전자의 데이브 알랜드 최고경영자는 "TV가 되살아나고 있다"며 "사람들이 TV 앞에 있는 시간을 더욱 늘릴 것이므로 그에 비례해 판매도 증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팔리는 상품은 물론 가격이 많이 떨어진 디지털 제품들이다.
지난해 디지털TV 판매가 전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지만 재래식TV 판매량은 2년 연속 줄어들었을 정도다.
디지털 제품들의 가격하락이 판매를 부채질하고 있는 셈이다.
1백달러 밑으로까지 떨어진 DVD플레이어는 디지털카메라와 함께 지난 연말연시에 가장 각광받는 선물로 부상하기도 했다.
1천달러를 넘던 안방극장시스템이 3백달러선까지 내려갔고 3천달러 이상을 호가하던 초대형 디지털 TV도 1천8백달러만 주면 쉽게 살 수 있는 등 가격이 절반 밑으로 하락했다.
전자제품 판매대리점 관계자들은 "안방극장시스템은 불과 2~3년 전만에도 부자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으나 이제는 일반인들도 TV의 부속품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5년간 2천5백만개가 팔린 DVD플레이어도 고급TV 판매를 늘려주고 있다.
화면과 음질이 뛰어난 DVD를 제대로 보기 위해 첨단 TV와 음향기기를 구입하는 ''부수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