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주가가 급등하면서 기관투자가들이 주도하는 랠리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투신 은행 증권 등 기관투자가는 지난 연말 막판 이틀동안 4천3백63억원의 대규모 매수 우위를 보인 데 이어 올해 첫장인 2일에도 9백34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물론 이날 기관 순매수 중 90% 이상이 프로그램 순매수에 의한 것이지만 외국인과의 쌍끌이가 이뤄지면서 종합주가지수를 31.25포인트나 끌어올린 주역으로 떠올랐다. 새해에 대한 기대감을 지나치게 반영한 측면이 있다(SK투신 장동헌 주식운용 본부장)는 얘기도 나오지만 작년과는 달리 기관투자가의 장세에 대한 영향력이 한결 커질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기관 수급 개선=기관투자가의 적극적인 주식 매수는 우선 수급여건 개선에 기인한다. 투신권의 수익증권 및 뮤추얼펀드 중 순수 주식형의 수탁고는 장기증권저축가입 증대에 힘입어 작년 12월 이후 크게 늘기 시작했다. 작년 말 현재 순수 주식형 수탁고는 6조8천9백12억원에 달했다. 중소형 연기금 통합펀드에도 작년말까지 7천6백76억원이 들어왔다. 올해 말까지 2조원 이상이 추가 유입될 전망이다. 삼성투신 김영균 마케팅팀장은 "작년까지는 주로 채권형 펀드 설정이 대부분이었지만 올해는 경기회복에 바탕한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주식을 살 수 있는 혼합형펀드가 주류를 이루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때 고유계정에서 조(兆)단위로 주식 비중 확대도 긍정적 요인이다. 일례로 하나은행은 작년 하반기 이후 주식투자를 꾸준히 늘려 고유계정의 주식 잔액이 1천억원을 넘어섰다. ◇종목 선정이 관건=올해 투신사들의 상품 전략은 인덱스형을 포함한 주식형 펀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삼성투신은 주식편입 비율을 신탁재산의 30%로 고정시킨 신형 인덱스펀드를 이달 중 출시할 예정이다. 대한투신은 주식편인 비율이 60~70% 이상인 테마형 펀드와 전환형 펀드 판매에 주력할 계획이다. 대부분 투신사가 '조정시 매입'이라는 기본적인 주식편입 비율 확대 전략을 세웠다. 때문에 투신사들의 수익률 성적 명암은 편입비율 조절보다는 종목 선정에 따라 극명하게 갈릴 전망이다. 그 전조는 올 첫날 장에서 분명히 보여줬다.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유통주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가 초강세를 보인 게 바로 그 대목이다. 대한투신 이기웅 본부장은 "올해는 경기 회복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업종 및 종목의 주가만 차별적으로 오르는 장세가 전개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수익률 게임의 성격이 짙어지면서 운용사별 수익률 차이도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SK투신 장동헌 본부장은 "삼성전자 등 핵심주에 대해서는 기관 펀드들도 충분히 편입해 놓은 상태"라며 "편입비율 조절이 아니라 종목 선정이 주식투자의 성패를 가름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