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신사년이 저물고 10억 지구촌의 축제가 열리는 월드컵의 해 임오년의 새 아침이 밝았다. 아쉬운 한해를 떠나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2002년 제야의 종' 타종 행사가 31일 밤 11시10분부터 1시간50분간 서울 종로2가 보신각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2.8㎝의 눈이 내린 가운데서도 10만여명의 시민들이 거리를 가득 메운 채 열렸다. `월드컵 해가 밝았습니다'라는 특별이벤트로 실시된 이날 행사에서 고건(高建)서울시장을 비롯, 이용부(李容富) 서울시의회의장, 탤런트 유동근씨, 소년소녀가장이준희(19)군 등 각 분야에서 선정된 20명의 인사들이 33차례 타종하자 수백개의 축포가 임오년 새해를 환히 밝혔다. 고시장은 이어 새해를 맞는 신년 메시지를 낭독한 뒤 위성방송으로 연결된 일본의 요코하마 시장과 월드컵 성공다짐 메시지를 교환했다. 한해를 마감하는 아쉬움과 희망찬 새해를 맞는 기대가 교차하는 가운데 맑고 우렁찬 종소리가 어두운 밤하늘로 울려 퍼질때 마다 시청앞과 보신각종 앞에 운집한시민들은 기쁨속에 마음속 소원을 하나씩 빌었고, 박수와 환호로 서로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보신각종 타종을 전후해 '월드컵의 해 2002년 새해를 맞이하여', '파이팅 코리아.파이팅 코리아' 1,2부로 나눠 열린 이벤트에서는 국악관현악단 등의 축하공연,조영남씨 등 가수와의 합창, 한일 양국의 월드컵 축하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졌다. 월드컵의 해를 맞은 축하행사로 월드컵 본선 참가 32개국의 국기를 든 경찰대의장대 기수단과 경찰 기마대의 퍼레이드, 숙명여대 정재만 교수의 `한국 축구의 어제, 오늘,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의 대규모 퍼포먼스는 시민들에게 월드컵의 성공을다짐하는 자리가 됐다. 또 김덕수 사물놀이와 육군 군악대가 함께 꾸미는 무대도 펼쳐졌고, 인기가수 G.O.D가 나와 월드컵 주경기장인 상암경기장의 모습을 비디오로 영상화해 보여주며 붉은 악마와 함께 한국 대표선수들을 응원하는 `비바 코리아' 무대도 선보였다. 이날 행사와 사전 리허설 등에 따라 종로1가 교보빌딩∼종로2가 교차로, 안국동 교차로∼광교교차로 구간 도로는 31일 오후 11시부터 1월1일 오전 0시20분까지차량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한편 명동성당에서도 신도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새해를 맞는 자정 미사가집전됐으며, 여의도 순복음교회, 영락교회, 충현교회 등 각 개신교회에서도 새해맞이 자정예배가 열렸다. 타종행사가 열린 종로 일대와 명동.신촌.강남역 등 시내 중심가에는 이날 오후부터 가족.연인 단위의 시민들이 몰려들기 시작, 늦은 밤까지 덕담을 나누며 희망찬새해를 기약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영은 이상헌기자 you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