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30엔대로 급등한 달러/엔 환율의 영향으로 크게 올랐다. 달러/엔 환율은 38개월중 처음으로 130엔대를 등정했으며 달러/원은 불가피하게 급등세를 띠며 일시적으로 8개월중 처음으로 1,320원대를 경험하기도 했다. 시장이 얇은 상태에서 거래는 조심스럽게 행해졌으며 일단 달러매도(숏) 플레이는 극도로 자제되고 있는 상황. 밤새 달러/엔 환율의 131엔대 진입 여부가 관건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1,320원대에서 물량 출회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적으로 달러/엔 레벨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다음날 환율은 결정날 전망이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월요일보다 9.80원 오른 1,318원에 마감했다. 지난 4월 30일 1,319.70원에 마감한 이후 8개월중 최고치. 엔/원 환율은 29개월중 처음으로 개장초 1,000원 아래로 떨어지기는 했으나 달러/원의 급등으로 오후 5시 4분 현재 1,008.03원을 기록중이다. ◆ 달러/엔 추가 상승 여부 '촉각' = 달러/엔의 추가 상승과 하락 조정여부가 중요한 관건으로 지목되고 있다. 수급 등 다른 요인들은 일단 무시된 상황에서 당국의 개입 여부도 변수 중 하나다. 일단 현 추세는 위쪽으로 향해 가고 있기 때문에 당국도 1,320원을 넘어가더라고 달러/엔이라는 뚜렷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섣부른 개입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이 심정적으로 위로 가 있으나 주변국 반발을 무마시키기 위한 발언을 한 상태에서 추가 상승을 계속할지, 조정을 받고 올라갈 지 판단이 어렵다"며 "연말을 맞아 굉장히 얇은 장이 지속되고 있어서 달러/엔 동향에 따를 수 밖에 없으며 참가자들에게도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뉴욕에서 달러/엔이 130.50엔 밑으로 빠지느냐, 131엔 위로 가느냐에 따라 내일 5원 이상 위아래로 급등락 출발할 것"이라며 "달러/엔이 위로 간다면 1,320원대에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1,310∼1,320원 범위에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 달러/엔 130엔대 등정 = 달러/엔 환율은 전날 도쿄에서 지난 38개월중 처음으로 130엔대에 진입하며 장중 130.94엔까지 오른 끝에 130.90엔을 기록, 달러/원의 큰 폭 상승을 예고했다. 달러/엔은 이날 개장초 지난 98년 10월 6일이후 처음으로 131엔을 잠시 찍기도 했으나 일본 정부의 엔화 약세 유도에 따른 주변국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당국자 발언이 나오고 차익실현 매물 출회로 소폭의 하락 조정을 받았다. 달러/엔은 오후 5시 4분 현재 130.70엔을 가리키고 있다. 미조구치 젠베이 재무성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강세를 보였던 엔화 가치가 조정을 받고 있다"면서도 "환율 변동폭이 지나치게 큰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시장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해 한국, 중국 등 주변국의 공동대응 등을 내용으로 한 경고를 의식하고 있다. 환율 급등과 관련, 한국 정부에서도 일본 정부의 엔 약세 유도에 대한 불만을 전달하고 필요한 경우 주변국과 공동대응할 것임을 밝혔으며 연말까지 수급상 별 이상이 없는 한, 시장에 환율 결정을 맡길 것을 내비췄다. 다만 엔/원 환율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상황에서 달러/엔의 급등이 추가로 전개될 경우, 구두개입만으로 환율 급등을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체는 1,320원대부터 꾸준하게 네고물량을 공급하며 급등을 제어했으며 역외에서도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을 소규모로 내놓았다. 반면 일부에서 은행권 연말 충당금 수요에 기댄 달러매수(롱) 플레이에 나서 수급상으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감은 없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달러/엔의 130엔대 급등으로 지난 월요일보다 6.80원 오른 1,315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 강한 오름세로 9시 37분경 이날 고점인 1,322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레벨에 대한 경계감과 네고물량으로 소폭 밀려 9시 44분경 1,320원 밑으로 내려서고 연이은 외환당국의 급등 경계감 발언으로 11시 20분경 1,315.70원까지 추가로 하락했다. 이후 환율은 1,316원선을 주로 거닐다가 1,316.1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낮은 1,315.9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달러/엔 조정과 함께 조금씩 레벨을 낮춰 1시 37분경 1,315원까지 내린 뒤 2시 18분경 1,318원까지 되올랐다. 이후 환율은 대체로 1,316∼1,318원을 거닐다가 3시 58분경 1,318.50원으로 상승하기도 했으나 이내 1,317원선으로 되밀려 거래됐다. 장중 고점은 1,322원으로 지난 4월 30일 장중 1,323원을 기록한 이후 최고치였으며 저점은 개장가인 1,315원이었다. 장중 7원이 이동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3억원, 85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사흘만에 순매수로 돌아서고 국내 증시도 강세를 보였으나 환율과는 무관한 흐름이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4억4,66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4억4,31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7억830만달러, 5억570만달러가 거래됐다. 27일 기준환율은 1,317.6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