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권시장에서 '글로벌화'와 '기업의 구조조정'은 1년 내내 화제를 만들어냈던 화두였다. 글로벌화를 상징하는 외국인은 매수·매도에 따라 증시를 웃기기도 하고 울리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가 두드러진 해였다. 현재 외국인 주식 보유비중은 거래소 시장의 경우 시가총액의 37%나 된다. 그만큼 국내 증시가 글로벌화된 셈이지만 동시에 외국인이 증시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큰 세력으로 떠올랐다는 얘기도 된다. 시장의 글로벌화에 발맞춰 기업의 구조조정도 활발했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충족시키기 위한 합병이나 기업분할 등이 잇따랐다.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에 성공한 '구조조정주'들은 각광을 받았다. 하이닉스반도체의 회생 움직임에 따라 국내 증시가 크게 출렁거렸던 점도 특징이었다. ◇외국인 보유비중 사상 최대=외국인은 올 들어 지난 24일까지 7조5천66억원어치의 상장주식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주식도 1조2천4백31억원어치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의 이 같은 공격적인 매수는 지난 1월과 9월말 이후의 랠리를 만들어낸 주역이었다. 올해 외국인 보유비중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거래소시장에서는 37.92%(12일 현재),코스닥시장에선 10.21%(11월27일)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주요 상장·코스닥 종목의 외국인 지분율도 비약적으로 확대됐다. 거래소 상장기업인 하나은행의 경우 외국인 보유비율은 연초 20.11%에서 52.19%(21일 현재)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주가도 연초 6천3백10원에서 1만5천원으로 57.93%나 올랐다. 현대산업개발(외국인 지분 16.69%→43.08%) 삼성증권(21.02%→44.8%) 삼성화재(29.6%→51.71%) 등도 올 한햇동안 외국인 지분이 2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주가 역시 38% 이상 상승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쎄라텍 엔씨소프트 삼영열기 휴맥스 오리엔텍 등 8개사가 외국인 지분율이 연초보다 2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각광받은 구조조정 테마주=글로벌화가 화두가 되면서 기업의 구조조정도 활발했다. 올해 상장기업의 합병은 24건(증권거래소 집계)에 달한다. 특히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결의(4월23일) 이후 동양증권과 동양현대종금 합병(10월22일 결의),리젠트증권의 일은증권 흡수합병(12월8일 결의) 등 금융권에서도 합병이 발빠르게 진전됐다. 기업분할도 11건이나 된다. 특히 LG상사가 대형할인점 부문을 LG마트로 분할키로 결의(11월1일)하는 등 LG그룹 계열사의 기업분할이 잦았다. 또 대우조선(8월23일 워크아웃 졸업)을 비롯해 벽산건설 남광토건 등이 워크아웃 조기졸업 가능성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올해 최대의 관심주는 역시 하이닉스반도체였다. 해외DR 증자 구조조정촉진법 통과 등 구조조정 및 회생과 관련된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종합주가지수가 춤추는 형국이었다. 그러는 동안 하이닉스는 거래소 하루 거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데이트레이딩 종목이 돼버렸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