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한 선수들을 마케팅에 활용해야 한다" "아니다.외모가 아니라 기량으로써 팬들을 끌어모아야 한다" 시즌을 마감한 미국 LPGA(여자프로골프협회)에서 때아닌 '섹스 논쟁'이 일고 있다. 논쟁은 로라 디아즈라는 선수가 "위축된 LPGA투어를 되살리기 위해 섹시한 선수들을 동원해 팬을 끌어모아야 한다"고 말한데서 촉발됐다. 미LPGA투어는 사실 올해 애니카 소렌스탐이 8승을 올리고 최소타수인 59타를 기록하면서 타이거 우즈 못지 않은 높은 기량을 선보였지만 인기나 상금액수면에서 미PGA투어에 비하면 '새발의 피'였던 것. 더욱 내년 투어는 올해보다 대회수가 4개나 줄어들고 PGA투어보다 2개월 가량 늦은 2월말에나 첫 대회가 열리는등 위축세가 더하고 있다. 디아즈의 주장에 동조하고 나선 사람은 메이저대회 3승을 포함,통산 16승을 올렸던 잰 스티븐슨. 스티븐슨은 80년대 중반 섹시한 동작으로 꾸민 캘린더를 내는등 일찌감치 '섹스 마케팅'을 옹호하고 나섰던 선수. 스티븐슨은 "섹스를 파는 것이 뭐가 나쁜가"라며 "이 세상에는 섹스상품화와 무관한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또 한편에서는 NBA나 메이저리그의 여성팬들이 마이클조던이나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기량뿐만 아니라 외모도 보려고 몰려든다고 거든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반대론자들은 섹스 어필을 통해 팬들을 끄는 것은 기량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 그들은 이상적인 사회에서는 언제나 기량이 미(美)보다 더 주목받았다고 말한다. 논쟁이 어떻게 결말지어질지는 두고볼 일이다. 그러나 미LPGA가 사그라져 가는 인기를 되살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