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교포가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회사가 세계 최초로 3차원 반도체 개발에 성공했다. 3차원 반도체는 기존 반도체를 여러 층으로 쌓은 것으로 정보 저장 용량을 기존 제품보다 10배 이상 높일 수 있다. 톰 리 (한국명 이환경) 스탠퍼드대 교수가 창업한 매트릭스 세미컨덕터사는 3차원 반도체(제품명 3D 메모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 반도체에 보다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회로선폭을 줄이는 기술 개발에 매달려 왔으나 이 제품은 반도체를 여러 층으로 쌓는 기술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특히 기존의 반도체 생산 재료와 장비를 그대로 사용해 생산할 수 있어 양산이 쉽고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매트릭스가 이번에 선보인 제품은 8개층으로 돼 있으며 정보저장 용량은 5백12메가비트로 현재 널리 사용되는 1백24메가 D램보다 4배나 많다. 매트릭스는 이 반도체를 소니 코닥 등 전략적 제휴 기업과 공동으로 카메라 카세트 등의 정보저장장치로 사용할 수 있는 플래시메모리 형태의 제품으로 만들고 있다. 이들 제품은 내년 초 시판될 예정이다. 이 교수는 3차원 반도체가 값비싼 플래시 메모리를 대체해 개인정보단말기(PDA) 카메라나 카세트 등의 정보 저장장치로 널리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실리콘밸리=정건수 특파원 ks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