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법원격인 상원은 지난 98년 아프리카 주재 미국대사관 폭파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미국이 수배중인 오사마 빈 라덴의 동료 3명을 미국에 신병인도할 수 있다고 17일 판결했다. 이에 따라 데이비드 블런킷 내무장관은 2개월 내에 이 용의자 3명의 신병을 미국에 인도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변호인측은 이들의 범죄 증거가 충분치 않으며, 범죄행위가 미국에서 일어나지않았다면서 영국이 이들의 신병을 미국에 인도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하원 재판부는 미국과 영국간 신병인도협정상 미국내에서 명백한 테러행위를 저질렀다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없다면서 변호인측의 주장을 기각했다. 231명의 인명을 앗아간 아프리카 케냐 및 탄자니아 미 대사관 폭탄테러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용의자들은 사우디 사업가 할리드 알 파와즈(37), 이집트인이브라힘 후사인 압델 하디 에이다루스(39), 이집트인 아델 모하네드 압두 알마지드바리(42) 등 3명이다. 이들은 살해공모혐의로 국제영장이 청구, 2년여 전 영국에서 체포됐다. 미국은 알 파와즈가 9.11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빈 라덴의 영국내 대리인이며, 나머지 2명은 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대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런던 AP.AFP=연합뉴스)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