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녀(禁女)의 영역으로 꼽히는 기계 분야에서 맹활약하는 여성 전문기능인이 있다. 금형 공작기계 전문기업인 원일정기 기계사업부 관리지원팀의 김연화 팀장(35). 기능사 1급,전산응용기계기사 2급 자격증에 기계 가공부문 직업훈련교사 자격까지 갖고 있는 김 팀장은 최근 원일정기의 초정밀 금형 공작기계(침적식 와이어컷 방전가공기) 국산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실력을 뽐냈다. 그는 "그동안 외국 특히 일본에서 도입한 금형기계들이 고장날 때마다 일본 기술자들을 초청해서 수리하느라 비용과 시간 손실이 이만저만 큰 것이 아니었다.무엇보다 이런 기계도 직접 우리 손으로 못 만든다는 것에 대해 자존심이 상했다"고 개발 동기를 설명했다. 오기가 발동한 김 팀장은 지난 97년부터 4년간 거의 매일 수입 기계를 분해하며 연구에 몰두했다. 밤을 새우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결국 허용 오차가 2미크론(1미크론은 1천분의 1㎜)에 불과한 정밀 금형 공작기계를 국산화했다. 그는 "기계는 딱딱하고 어렵다고 막연히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컴퓨터만큼이나 여성들의 섬세함이 유리하게 작용하는 분야"라며 다른 여성들도 도전해 볼 것을 권했다. 김 팀장은 'CAD·CAM(컴퓨터 기계 디자인,설계)이 유망할 것'으로 보고 1988년 3월 원일정기에 입사해 줄곧 기계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031)988-0101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