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은 올해 가장 고생을 많이 한 은행이다. 현대건설 하이닉스반도체 등의 구조조정을 도맡은 주채권 은행이기 때문. 그 바람에 은행 영업보다는 부실여신 처리에 더 주력해야 했다. 현대건설과 하이닉스 채무조정이 일단락되면서 외환은행은 재도약의 전략을 짜고 있다. 외환은행의 내년 비전은 '초우량 선도은행(Prime Leading Bank)'. 이를 위해 '내실'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 그러면서 대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도 검토중이다. 현재는 서울은행 매각향방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업전략 측면에선 '외환거래 등 기존의 강점 분야를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소매금융확대에도 주력한다'는게 큰 축이다. 외환은행은 외환과 e비즈니스 분야에선 확고한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고 자신한다. 이같은 핵심 역량을 소매.기업금융과 연계함으로써 종합금융 서비스 제공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10월 조직개편 때 외환사업부와 e비즈니스사업부를 축으로 한 전략사업본부를 신설한 것도 그런 배경. 가계영업 등 소매금융은 외환은행의 취약 분야였다. 이 분야를 집중 공략해 지난 9월말 현재 5조6천억원 수준인 가계대출을 내년중엔 8조6천억원으로 3조원이나 늘릴 계획이다. 기업금융의 경우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여신을 크게 늘릴 예정이다. 목표는 내년중 중소기업 대출만 3조원 이상 늘리는 것. 외환은행은 외환 수출입 부문을 연계하는 종합서비스 체제를 구축하면 중소.중견기업 시장에서도 강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중 업무이익을 올해 추정치(1조2천4백억원) 수준인 1조2천5백억원 정도 달성할 것으로 은행측은 예상했다. 당기순이익 목표는 5천억원으로 잡았다. 금년엔 부실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는 부담 때문에 순이익이 2천5백억원 정도에 달할 전망이다. 김경림 외환은행장은 "내년 상반기 중엔 깨끗하고 건전한 은행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며 "그때부턴 능동적으로 다른 은행과의 합병이나 전략적 제휴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