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本증시] "금융위기 또 오나"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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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스템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일본 증시와 외환시장이 기업들의 신용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엔화가치가 지난 14일 98년 10월 이후 최저치인 달러당 1백27엔대로 밀려 난데 이어 증시에서는 은행주가 일제히 곤두박질치고 있다.
주가하락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는 은행업종의 평균주가는 연일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투기적 공매도 현상까지 나타났다.
도쿄증시 1부에서는 주가가 1백엔 밑으로 추락한 기업이 지난 11일 1백65개에 달해 전체 상장 기업의 10%를 넘어섰다.
이는 버블경제가 무너진 지난 90년대 이후 최대 기록이다.
주가가 1백엔을 뚫고 내려간 주식은 업종별로 볼 때 건설(28개),기계(19개),섬유(18개) 등의 순이었다.
도매업에서는 대형 종합상사인 닛쇼이와이와 마루베니의 주가가 1백엔 밑을 맴돌고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최근의 주가,환율 움직임이 금융시스템에 대한 위기감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엔화의 경우 경제 회생을 위해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이 가치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는 견해가 우세했지만 최근에는 속도가 너무 빠르자 우려하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의 시각도 엔화 약세야말로 일본 경제의 체력 회복을 위한 특효약이라는 쪽에서 '신용 리스크에 대한 경종'이라는 쪽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증시에서는 기업과 은행의 신용에 대한 개인 및 기관투자가들의 우려와 불안이 부쩍 증폭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유통업체 마이칼(9월),아오키건설(12월)의 도산이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은데다 미국 엔론사의 파탄이 MMF시장에 안긴 충격으로 증시 분위기가 극도로 험악해졌다고 이들은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당수 MMF의 원금 잠식과 이로 인한 대량 해약 사태 등 최근의 잇따른 악재가 산요증권의 파탄으로 촉발된 지난 97년의 금융위기를 재발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