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탐방] 횟집 '해금정' .. 100% 자연산만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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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어디에서든 생선회를 즐길 수 있다.
그만큼 일식집이나 횟집이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있다는 얘기다.
언제나 생선회를 먹을 수 있다는 말은 어쩌면 "진짜 회"를 맛보기는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을 뜻하지 않을까.
실제로 대부분이 양식한 생선을 쓰고 자연산은 구경하기조차 힘들어졌다.
해금정(海金廷)은 1백% 자연산 회만을 내놓는다.
자연산이 아니면 단 1원도 안받겠다는 게 주인 신상길 사장의 경영모토다.
신 사장의 전력을 알면 그의 자존심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
그는 80년대초반 외항선 선원이었다.
이때 회맛을 안 그는 자연산이 아니면 회를 먹지 않았다.
그래서 자연산만 내놓은 부산 동래 사직동 삼천포회집만 다녔다.
10여년 단골이었다.
신 사장은 서울에 올라온 뒤 자연산 회를 먹을 수가 없었다.
마침 적당한 건물을 인수한 신 사장은 아예 자연산만 파는 회집을 차리기로 작정했다.
그래서 30년간 삼천포회집을 운영하던 주인 손승호씨에게 이곳을 정리하고 서울로 가자고 했다.
손씨는 해금정에서 이사 직함을 갖고 삼천포와 전남 고흥 녹동에서 자연산을 구해 공수하는 일을 맡고 있다.
신 사장은 오로지 최고의 자연산을 내놓는 회집이라는 명성을 얻기 위해 자연산 회를 구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일본에서 5천만원을 들여 일정온도를 유지하는 수조차까지 직수입했다.
"손님들한테 정말 좋은 회를 먹었다는 말을 들으면 보람을 느낀다"고 신 사장은 말한다.
이런 정성탓에 생긴지 1년밖에 안됐지만 해금정에 대한 소문이 명사들 사이에 빠르게 번지고 있다.
지난 겨울 김영삼 전대통령이 겨울철에만 잡히는 돌도다리(이시가리)회를 먹고 "대한민국에서 이런 횟집이 있었나"하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심지어 김 전대통령이 여의도 어느 회집에서 회를 먹으면서 누가 "회 맛이 어떠냐"고 묻길래 "이건 회도 아니다. 회는 해금정 것이 최고다"고 말해 유명인들이 이 집으로 몰려들기도 했다.
회 값은 싯가에 따른다.
1kg 기준으로 쥐치회와 도다리가 10만원,감성돔이 14만원,돌돔과 능성어,다금바리는 20만원을 넘는다.
3~4명이 와서 먹는데 부족함이 없는 양이 나온다.
옥돔구이와 튀김도 나오며 알밥에 탕도 곁들여진다.
회를 너무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덤으로 다른 회를 서비스로 주기도 한다.
도다리는 김에다 김치와 함께 싸서 먹는데 맛이 일품이다.
김일수 프로골퍼와 동업을 하고 있는 탓에 프로골퍼들이 이 집을 자주 찾는다.
"싱글"수준의 골프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신 사장은 박세리 박지은 최경주가 미국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연중무휴이며 주차가능.(02)3443-3805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