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기록을 갈아치우며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중기적 기조상 680선 이상으로 박스권이 레벨업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프로그램 매수 급증으로 매수차익잔고가 다시 급증,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으나 다음주 12월 선물옵션 만기일 때까지 조정 속에서도 상승흐름은 유효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또 삼성전자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종목군을 중심으로 지수가 급등했고 유통물량도 적어 수급상 상승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투자자들의 소외감은 물론 시장왜곡 가능성도 야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외국인 입장에서 대형주는 이미 대형주가 아니라 개별종목이며 마음만 먹으면 끌어올리고 또 현물을 살 경우 지수선물이나 옵션시장에서 이익 극대화를 위한 시장조작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아시아에서 상대적으로 경기가 더 이상 하강하지 않는다는 상대적 우위에 금융시장이 활발해지고 있으나 외국인 지분율 급등에 따른 그림자도 커지고 있는 셈이다. ◆ 삼성전자 등 대형주 용틀임 = 5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38.41포인트, 5.91% 급등한 688.31로 마감, 지난해 9월 1일 692.19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 696.06까지 오르며 연중최고치이자 지난해 9월 1일 이래 최고치를 세웠다. 코스피선물 12월물도 장중 사이드카가 발동된 가운데 전날보다 5.60포인트, 6.91%나 급등한 86.60으로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15.00% 가격제한폭을 꽉 채우면서 무려 3만4,500원 오른 26만4,500원으로 마감했고, SK텔레콤이 9.2%, 포항제철이 8.8%, 한국전력이 5.1%, 한국통신이 3.9% 등 대형주의 급등이 두드러졌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핵심으로 1,390억원, 기관이 프로그램 매수를 앞세워 1,770억원의 순매수를 보인 반면 개인은 2,950억원을 순매도했다. 현선물간 가격차이인 시장베이시스는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한 뒤 투기성 매수를 대량화시키자 콘탱고가 확대, 5,0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수세가 봇물터진듯 들어왔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7,900계약을 순매수했으며, 프로그램 매수는 차익 3,000억원에 비차익 2,600억원을 더해 5,600억원이 들어왔다. 매도는 비차익 970억원을 위주로 1,120억원에 다소 못미쳤다. 업종별로는 전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특히 전기전자, 의료정밀, 통신, 철강금속, 보험, 전기가스 등이 4% 이상 급등했다. 상승종목은 상한가 21개를 포함해 522개로 하락종목의 두배를 넘었다. ◆ 외국인·대형주 주도장세 = 시장에서는 종합지수 680선 돌파를 위해서는 대형주의 상승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었다. 대형주의 상승 밑바탕에는 경기회복에 대한 강한 사인이 있어야 한다는 논리였다. 미국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급등은 지수가 조정을 받는 가운데 매도약화 상황에서 다소 과도하게 반응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시장의 경우 반도체 경기회복 기대감이 작용한 데 더해 하이닉스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제휴를 추진할 경우 삼성전자의 경쟁력 및 시장지배력 우위가 드러날 것이라는 점이 부각, 외국인 매수가 강력히 유입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게다가 SK텔레콤, 한국통신, 포항제철, 한국전력 등 대형주도 선도그룹에 포함되며 함께 뛰고 있어 중기적 상승기조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의 경우 경기하강 속에서 내재가치에 대한 차별화가 가장 크게 부각됐으며 외국인이 이를 선취했고 아시아 지역 내 경제여건의 우위를 평가하며 한국시장의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주식·선물시장의 상승에 대해 반신반의하던 기관은 미국의 테러사태 이후 반등과 상승 과정에서 철저히 소외됐고 옵션시장에서도 9.11 풋매도 손실사태에 이어 오늘 콜매도 손실마저 크게 입는 등 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어쨌든 종합지수가 전고점인 680선을 돌파하고 연중최고치를 기록하자 700선 이상의 중기적 상승기조를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신영증권의 김인수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 상한가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며 "향후 고점을 예단할 필요가 없으며 조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는 흐름으로 전환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더욱이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이 연중 최대로 높아졌거나 한도가 꽉 찬 상황이고 상승에 따른 매수가담도 예상되고 있다. 유통물량 축소에 따른 수요초과가 상승을 빚어낼 가능성도 예견되고 있다.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의 오현석 선임연구원은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는 다소 허탈할 수 있으나 680선 돌파에 의미가 있다"며 "외국인 매수로 장이 뜨면서 쌍봉보다는 N자형의 상승기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외국인의 공격적 매수로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보유비중이 급증하면서 유통물량이 크게 준 반면 지수영향력은 커졌다"며 "이제는 외국인 입장에서 대형주가 아니라 개별종籌낮?작전을 펼칠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고 경계했다. 그러나 이날 3,000억원의 매수차익거래가 대량 유입, 매수차익잔고가 9,0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남에 따라 향후 변동성에 따른 출렁임이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다음주 목요일 12월물 선물옵션 만기일까지 잔존만기 9일을 남기고 변동성을 감안한 거래가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등 대형주의 급등으로 이를 따라가지 못해 트래킹 애러가 발생할 소지도 있으나 외국인의 선물 매매에 따라 매물이 급증할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거래에 임하라는 주문이 그래서 많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