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자살폭탄테러 용의자 110명에 대한 팔레스타인 보안군의 대대적인 검거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보복을 천명함에 따라 중동지역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팔레스타인 보안군은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요원 110명을 체포했다고 3일 밝혔다. 팔레스타인 보안 관리들은 이 중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흐와 이스마일 아부 샤나브 등도 포함돼있다고 말했다. 관리들은 또 하마스의 정신적 지도자 셰이크 아흐메드 야신이 가택연금 상태에 있으며, 기자들과 만나는 것도 일절 금지됐다고 말했다. 대대적인 검거선풍과 관련,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당국이 이스라엘의 보호자가 되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하마스 정치기구의 무사 아부 마르주크 부대표는 "팔레스타인 당국이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요원들에 대해 탄압 및 불법 조치를 취함으로써 이스라엘과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마르주크 부대표는 팔레스타인 당국이 이스라엘과 마찬가지로 "한밤중에 부녀자들과 아이들을 위협해 집밖으로 끌어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르주크 부대표는 또 미국이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수반에게 무장단체요원들을 탄압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등 이스라엘의 이익만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미국 방문일정을 단축해 급히 귀국한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비상 각료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일부 각료들은 아라파트 수반을 축출할 것을 주장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으며, 샤론 총리는 이러한 제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군은 요르단강 서안 도시들을 봉쇄하는 한편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이동 제한 조치를 한층 강화했다. 이스라엘 전역에는 테러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최고경계령이 내려진 상태며, 수천명의 경찰이 상가와 시장 등지를 순찰하고 있다. (예루살렘.다마스쿠스 AP.AFP=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