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예루살렘과 북부 항구도시 하이파에서 지난 주말 연이은 자살 폭탄테러로 최소한 230여명이 죽거나 다치는 유혈사태가 빚어졌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무장단체 조직원에 대한 대대적인 체포작전에 돌입하는 등 추가 테러 차단을 위한 신속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끔찍한 범죄의 심각성에 상응하는 응답이 있을 것"이라는 말로 보복공격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등의 보도에 따르면 2일 정오(이하 현지시간)께 시내 중심가의 혼잡한 교차로에서 자살폭탄 테러범이 버스를 공격, 16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이부상했다. 1일 밤 10시쯤에도 예루살렘 시내 상점밀집지역인 벤 예후다 가에서 사제폭탄으로 무장한 2명의 테러범이 자살폭탄테러를 감행, 최소한 12명이 사망하고 170명이 부상하는 등 지난 주말에만 모두 3건의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했다. 또한 가자지구의 알레이 시나이 유대인 정착촌 부근에서 기관총 등으로 무장한팔레스타인 2명과 이스라엘군이 교전, 3명이 숨진 데 이어 예닌과 툴카렘에서도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인 5명을 사살하는 등 자치지역 내 긴장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하마스 산하 무장조직인 `에제딘 알-콰삼 브리게이드'는 9일 전 이스라엘군이 요르단강 서안지구 내 하마스 군사조직 지도자인 모하마드 아부 하누드를 암살한 데 대한 보복으로 테러를 자행했다고 밝혔다. 이 조직은 영국의 BBC 방송을 통해 "(아리엘) 샤론에 대한 보복조치 가운데 하나로 순교자 2명이 1일 밤 용감한 공격을 단행했다"면서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침략행위와 50년 동안 지속돼온 폭력 행위에 저항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이에 대해 자치지구에 대한 봉쇄조치를 즉각 강화하는 한편 테러에대한 보복을 강력히 시사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격한 분노를 표출했다. 미국방문 일정을 하루 단축하고 귀국길에 오른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끔찍한 범죄의 심각성에 상응하는 응답이 있을 것"이라는 말로 팔레스타인에 대한보복전을 시사했다. 구체적인 보복 방법 등은 샤론 총리 귀국 직후 열릴 예정인 비상각료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도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은 이제 말이아니라 행동으로 평화정착에 대한 의지를 보여야할 것이란 경고성 발언을 내놓는 등온건파 마저 아라파트 수반에 등을 돌리는 듯한 인상을 풍겼다.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조지 W.부시 대통령 역시 말이 아닌 행동이 필요한 때라며 아라파트 수반을 압박한데 이어 러시아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영국 , 유럽연합(EU) 등도 일제히 이번 테러를 비난, 아라파트 수반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이에 따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테러발생 직후 자치지역에 대한 비상사태를선포한 데 이어 무장단체 조직원에 대한 일제단속에 착수, 이날 하루에만 하마스와이슬람 지하드 조직원 75명을 체포하는 등 이스라엘의 보복을 피하기 위해 부심하는모습을 보였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체포된 자들 가운데는 이스마일 아부 샤나브와 이스마일하니야 등 하마스의 고위 지도자들도 포함돼 있다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하마스의 소식통들이 전했다. 자치정부는 비상조치에 따르지 않거나 이스라엘에 대한 극단적인 공격행위에 나서는 단체는 모두 불법단체로 규정한다면서 보안병력을 제외한 일반인의 무기소지도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마스가 자치정부의 비상사태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저항의지를 재확인한데 이어 일부 자치정부 관리마저도 이번 연쇄테러의 원인을 이스라엘군의 하마스 지도자 암살로 돌리고 있어 자치정부가 취한 비상조치의 실효성은 불투명한 상태이다. (예루살렘.라말라 AP.AFP=연합뉴스)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