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기업] '대우조선' .. 2년만에 워크아웃 졸업 '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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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2조2천5백1억원, 영업이익 2천3백94억원, 경상이익 1천7백41억원.
지난 9월말 현재 대우조선의 경영지표다.
올해 연말까지는 매출액 2조9천6백억원, 경상이익 2천2백16억원에 달할 것으로 회사측은 추정한다.
지난 11월부터는 현금보유로 인해 발생하는 이자수입이 차입금 이자보다 더 많아졌다.
대우조선의 현재 경영지표는 분명 우량기업의 모습이다.
그러나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대우조선(당시 대우중공업)은 모습이 완전히 딴판이었다.
그룹 부실의 여파로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대우조선은 자회사였던 대우자동차가 위기에 빠지면서 타격을 입었다.
지급보증 등으로 대우차로부터 8천억원의 부채를 떠안았다.
당시 자금 시장의 높은 금리와 침체된 경기 상황으로 자구노력만으로는 회생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결국 99년 8월 다른 계열 11개사와 함께 대우조선은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해외매각 대상 리스트에 오르자 부실기업으로 낙인찍히면서 영업일선에서 갖가지 불리한 상황이 전개됐다.
당장 해외에서 주문이 끊어졌다.
신조선 발주 입찰에 참여해 1위를 하고도 워크아웃기업이라는 이유로 수주를 못하기도 했다.
대우조선은 회생의 길을 스스로 찾을 수 밖에 없었다.
원가 절감에 나서고 불필요한 자산을 매각하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그 결과 재료비 6백66억원, 경비절감 4백25억원, 부동산매각과 생산성향상 6백72억원 등 모두 1천7백66억원의 원가절감을 실현했다.
채권단과 회사의 목표를 뛰어넘는 실적이었다.
전통적으로 강성인 대우조선 노조도 회사살리기 노력에 발벗고 나섰다.
대우조선 노사는 워크아웃 이후 3년 연속 무분규로 단체협상을 타결짓고 있다.
채권금융기관의 지원도 큰 힘이 됐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해 12월 채권의 80%를 출자전환했다.
대출금을 자본금으로 돌려 이자를 받지 않고 이익이 나면 배당금을 받기로 한 것이다.
이같은 단합된 노력이 알려지자 시장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대우조선의 기술력을 믿고 있는 고객사들이 하나 둘 일감을 맡기기 시작한 것.
대우조선은 올들어 저렴한 금융비용 등에 힘입어 공격적인 영업을 한 결과 11월말 현재까지 선박과 플랜트 부문에서 38억달러라는 기록적인 수주성과를 올렸다.
이미 올해 목표치를 초과했고 2년6개월치의 일감도 확보했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히는 LNG시장에서 가장 많은 수주실적을 올려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 덕분에 내년에도 매출 3조2천5백억원, 경상이익 3천5백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한다.
영업실적이 호전되면서 올해 상반기에 4천3백70억원의 차입금을 상환해 차입금도 7천억원대로 줄어들었다.
대우조선측은 내년말까지 자본금 대비 차입금 비율을 50% 이하로 낮추고 실질적인 무차입 경영을 실현할 계획이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