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5:58
수정2006.04.02 06:01
"패리쉬 햄버거는 패스트푸드가 아니라 슬로우푸드(Slow Food)입니다"
고급 음식점들이 즐비한 서울 청담동에서 햄버거와 샌드위치로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맛집이 있다.
한달전쯤 새롭게 선보인 패리쉬는 11종의 햄버거와 16종의 샌드위치로 꾸며진 메뉴판으로 벌써 많은 단골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이 집의 인기비결을 묻자 오선민(28) 사장은 "최고의 재료를 사용해 온갖 정성을 다해 만든다"고 자신있게 대답한다.
햄버거의 맛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고기부분인 "패티".이 집의 패티는 최고급 쇠고기 등심만으로 만들어진다.
정육점이나 패티 전문점에 맡길 경우 등심 이외의 다른 고기들이 섞일 우려가 있어 이 집은 등심을 덩어리째 사와 직접 기계에 갈아 사용한다.
이렇게 간 고기들을 마치 박수를 치듯 손으로 두들겨 패티를 만든다.
손으로 두들기는 동안 작은 고기 덩어리들은 연해지면서 하나로 엉겨붙는다.
패리쉬가 햄버거 맛을 유지하는 또 하나의 비결은 절대로 패티를 미리 굽지 않는다는 것.보통 햄버거들은 공장에서 만들어진 패티들을 어느 정도 익혀 놓은 상태에서 다시 구워 내놓지만 이 집에선 손님의 주문이 들어와야만 패티를 그릴 위에 올려 놓는다.
이 때문에 햄버거 하나를 만드는데 20분 이상 걸린다.
가격 또한 6천원대에서 9천원대로 다른 햄버거에 비하면 배이상 비싸다.
하지만 순쇠고기로만 만들어진 패티를 막 구워 만들어 나오는 이 집 햄버거를 맛보고 나면 음식을 기다린 시간이 별로 아깝지 않다.
햄버거나 샌드위치에 사용되는 빵 역시 최고급이다.
빵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정글짐"에 특별주문해 만든다는 것.야채 역시 매일 아침 사장이 직접 냉장차를 몰고 가락시장에 가서 최상급 물건만을 가져온다.
이 집을 찾는 남자 손님들 중 상당수가 햄버거를 좋아한다면 여자들은 샌드위치 마니아들이 많다.
깔끔하고 단백한 샌드위치가 16가지나 있어 자주 와도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위스 에멘탈 치즈와 "루콜라"라는 허브를 사용해 만드는 "에멘탈샌드위치"(7천9백원)와 닭가슴살이 주재료인 "패리쉬패리쉬"(8천9백원)가 인기다.
이중 패리쉬패리쉬는 이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요리.올리브유에 볶은 닭가슴살과 프랑스양파와 각종 향신료가 부드러운 화이트바게트 속에 담겨져 있다.
올리브유에 적당히 볶아진 닭가슴살의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담백한 빵 맛과 잘 어울린다.
여기에 프랑스양파와 각종 향신료들이 매콤하면서도 산뜻한 맛으로 닭과 빵의 맛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02)3444-0250~1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