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판사 청부 살해 등의 혐의로 현상수배령이 내려진 수하르토 전(前) 인도네시아 대통령 막내 아들 후토모 만달라 푸트라(애칭 토미)가 잠적 1년여만에 경찰에 검거됐다. 토미는 이날 오후 자카르타 남부 빈타로 지역에서 경찰에 체포돼 모처에서 간단한 조사를 받은 뒤 오후 6시25분(현지시간)께 자카르타 시경찰청 2층 조사실로 압송됐다. 그는 압송 당시 시종 미소를 지었으며 경찰청 정문을 통과할 당시 취재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동행한 엘사 샤립 및 누디르만 무니르 변호사와 큰소리로 대화하는 등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경찰의 추적을 피해 1년 이상 도피행각을 벌였음에도 불구, 과거에 비해 더 뚱뚱해 보여 그동안 편안한 생활을 누려왔음을 짐작케 했다. 경찰은 시경찰청 테러 및 폭탄 전담팀 소속의 정보 요원들이 그동안 토미 가족들과 그의 주변 인물들을 집요하게 추적한 결과 이번에 검거하는 개가를 올렸다고밝혔다. 그러나 누디르만 변호사는 "경찰 수뇌부가 교체되면 토미가 경찰에 스스로 출두할 계획임을 과거에 밝힌 적이 있다. 내일 새로운 경찰청장이 임명된다"고 말해 토미가 검거되지 않고 자수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메가와티 수카르노 푸트리 대통령은 29일 정년을 맞아 퇴임하는 수로조 비만토로 경찰청장 후임에 다이 카트티아르 치안정감을 임명할 계획이다. 다이 치안정감은27일 국회로부터 청장 임명 동의를 받았다. 토미 검거 사실이 전해진 이날 오후 자카르타 도심 멘텡 지역에 위치한 수하르토 자택은 문이 굳게 닫혀 있었고 외부인의 출입이 거의 목격되지 않았다. 토미는 수하르토 집권 시절 조달청 소유 토지를 거래하면서 압력을 행사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작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6월형이 확정되자 형집행을 면하기 위해 그 해 11월3일 잠적, 5억루피아(6천만원)의 현상금이 걸렸다. 그는 올해 자카르타 도심에서 발생한 대법원 판사 총격 살해 사건을 배후 조종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 특파원 hadi@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