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리형철 유엔주재 대사 후임에 박길연(58)외무성 부상을 임명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이 19일 보도했다. 중앙방송은 이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에 의하면 유엔주재 우리 나라상임대표로 박길연 동지가 임명됐다"고 짤막하게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 평양방송은 전임 리형철 대사가 6일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을 예방해 이임인사를 했다고 뒤늦게 소개했다. 박 신임대사는 정통 외교관료로 이미 지난 86년 2월부터 96년까지 무려 11년동안이나 유엔대사로 활동한바 있는 대미분야의 손꼽히는 전문가로 전해졌다. 그는 유엔을 무대로 `조선은 하나다'라는 구호를 앞세워 남한의 유엔 단독가입을 반대하는 등 북한의 외교 및 통일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맹활약, 김정일 노동당총비서로부터 "박길연 대표처럼 대적투쟁을 잘하라"고 격려를 받기도 했다고 외교관출신 탈북자들은 전했다. 평양 국제관계대학을 졸업한 박 대사는 지난 69년부터 미얀마주재 북한 대사관영사로 외교관 생활을 시작한 뒤 71년 싱가포르 영사, 75년 싱가포르 총영사 직무대리, 82년 외교부 비동맹국 국장, 83년 국제기구국 담당 외교부 부부장 등을 지냈다. 유엔대사를 마치고 귀국한 96년부터는 외무성 부상으로 복귀한 뒤 중동지역을 관장했으며 최근에는 아시아지역을 담당, 지난 7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수행해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등 3개국을 순방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86년 12월부터 98년 7월까지 최고인민회의 제8∼9기 대의원으로도 활동했다. 박 대사는 영어실력이 뛰어나 70년대에는 외무성 번역국 영어과 과장도 지냈으며 주요 행사 때에는 김일성 주석의 통역을 맡기도 했다. 외무성의 실력자인 강석주 제1부상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박 대사는 무뚝뚝하면서도 무난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탈북 외교관들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선영기자 ch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