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과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알 카에다 조직의 대표들이 적어도 10명의 파키스탄 최고 핵전문가들과접촉, 아프간의 핵무기 제조에 대한 도움을 요청했다고 USA 투데이가 12일 보도했다. 투데이는 미국과 파키스탄의 고위 관리들의 말을 인용한 이슬라마바드발(發) 기사에서 이러한 접촉은 9.11 연쇄 테러의 배후 용의자로 지목된 빈 라덴이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려고 노력해 왔음을 입증하는 첫 구체적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미국 관리들은 아직까지는 빈 라덴이 무기 제조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했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으나 미국은 파키스탄의 핵 비밀이 테러분자들의손에 넘어 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투데이는 지적했다. 몇몇 파키스탄 과학자는 탈레반과 알 카에다 대표들의 제의를 수락했으나 파키스탄 정부의 승인이 있어야만 아프간에서 일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이들 가운데에는탈레반측에 동조하는 최근의 은퇴자가 다수 포함돼 있다고 관리들은 밝혔다. 미국의 첩보 전문가들은 알 카에다의 핵무기 보유에 의구심을 표시하면서도 재래식 폭탄에 방사능 폐기물을 채운 이른바 `더러운 폭탄(dirty bomb)'을 만들 능력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파키스탄의 정보기관 ISI는 최근 2년 이내에 파키스탄 국내에서 이뤄진 이들 제안이 아직은 `초기 단계'이며 파키스탄 과학자 가운데 한 명만 제의를 받은 후 아프간에 갔었다고 밝혔다고 투데이는 전했다. ISI는 지난달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이 이러한 내용을 통보하자 핵 기밀이나 원료, 무기의 탈레반측 인도 여부를 캐기 위해 파키스탄의 핵무기계획에 대해 `특별한 지식'을 갖고 있는 10여명을 구금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