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이슬람 신도와 좌익세력들이 9일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한 목소리로 비난하며 대규모 반미시위를 벌였다. 인도의 주요 좌익계 정당 중 하나인 인도공산당(CPI) 지지 농민과 근로자 2만5천여명은 이날 수도 뉴델리에서 열린 반전 반세계무역기구(WTO) 집회에서 의사당으로 이어지는 1㎞의 도로를 점령한 채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 화형식을 갖고 반미구호를 외쳤다. 디판카르 바타차르야 CPI 사무총장은 "미국이 약소국들에 대한 전면전을 벌이고있다"면서 "아프간에서는 폭탄을 이용해 주민을 죽이고 공포에 떨게하고 세계무역회의(WTO) 각료회의가 열리는 도하에서는 무역을 전쟁과 테러의 무기로 이용하려 하고있다"고 비난했다. 바타차르야 총장은 또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총리가 미국의 아프간 공격을 도움으로써 인도를 "국가적 수치"로 몰아넣고 있다면서 지지자들에게 바지파이 총리 정권의 축출을 위해 싸울 것을 촉구했다. 인도당국은 시위대가 의사당쪽으로 접근하는 것을 막기위해 대규모 경찰력을 배치하고 삼엄한 경계를 폈다. CPI 시위장소에서 6㎞ 떨어진 올드델리의 사원에서도 2천여명의 이슬람 신도들이 모여들어 인도내 최고 성직자 시에드 아흐메드 부카리의 반미연설을 들었다. 부카리는 "이교도와의 싸움은 1천400년 이상 지속돼 왔으며 미국과 동맹국들의진짜 목표는 아프간이 아니라 이슬람"이라고 주장했다. 9.11 테러를 "미정부의 압제적 행동에 대한 신의 분노"라고 지칭했던 그는 또미국주도의 세력을 지원하고 있는 나라로 쿠웨이트를 지목하고 지금까지의 태도를바꿔 미측의 행동을 비난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인도와 파키스탄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참석한 자국 정상과 부시대통령의회담을 앞두고 양측의 영토분쟁 지역인 카슈미르에서 상대방이 테러활동을 벌이고있다며 설전을 벌였다. 인도는 카슈미르에서 이슬람 분리독립 투쟁을 벌이고 있는 세력들이 파키스탄과아프간, 아랍 민명대들로 파키스탄에 기지를 두고 있다며 파키스탄측의 테러지원을비난한 반면 파키스탄은 이들이 자생적인 것이 아니라면 분쟁이 장기적으로 지속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하며 오히려 인도측에서 국가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인도 시사주간지 '프라브후 차울라'는 최신호에서 인도당국이 미측으로부터 인도내에 미군기지와 해군 사격훈련장 설치 등이 포함된 군사동맹 제안을 받았으나 거부한 것으로 보도했다. 미대사관측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뉴델리 AP.AFP=연합뉴스) eomn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