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기쁨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습니다" 인터넷교육 전문업체인 에듀빅닷컴(www.edubig.com)의 김준희 사장은 최근 방송통신대학에 원서를 냈다. 짧은 "가방끈"을 좀 더 길게 늘여보려는 의도가 아니다. 소위 최고의 명문이라고 하는 서울대 법대를 나왔으니 그럴 필요는 없어 보인다. "현재 초.중등학생에 집중돼 있는 교육 콘텐츠를 앞으로 전 연령대로 확대할 생각입니다.그러기 위해서는 더 배워야 하고 그래서 평생교육과 대학원에 지원하게 됐습니다.하고 있는게 교육산업인데 학자들의 견해를 듣다보면 단 몇가지라도 아이디어를 얻지 않겠습니까" 김 사장은 이처럼 공부하면서 얻는 깨달음의 즐거움을 항상 강조한다. 에듀빅닷컴의 대표적인 수학교육프로그램인 "매쓰탑(mathtop)"을 처음 기획할 때도 이런 점에 중점을 뒀다. 수학을 통해 계산하는 법이 아닌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가르치는데도 주력했다. "언젠가 수학자인 김용운 교수가 어릴적 시계보는 법을 깨우치고 너무나 즐거워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저도 고등학교때 막힘없이 풀었던 미.적분의 개념을 대학교와서야 제대로 알게 됐습니다.수학을 왜 배우는지도 모르는 채 공식만을 암기하는건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면에서 현재의 공교육은 경쟁력이 없다는게 김 사장의 생각이다. 물론 그렇다고 사교육이 절대적으로 우수하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최소한 우리나라에서 사교육이 이처럼 과열된데는 공교육의 책임이 크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대학생 시절 학원강사로 뛴 적이 있는데 이때 강사들 사이에 불문율처럼 내려오는 원칙이 "학생들을 졸게 하면 짤린다"는 것이었습니다.이 때문에 1시간 강의를 위해 8시간 가량을 준비했고 한 시간동안 몇 번을 웃길지,웃음을 유도하는 시간은 언제쯤이 적절한지 늘 고민했습니다.학교 선생님들은 아마 학생들이 졸았다고 그만둬야 하진 않겠죠" 김 사장은 온라인교육사업의 성패도 기술이나 아이디어보다는 회원 하나하나를 안타깝게 생각하는 "마음"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에 달려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그의 생각은 기업경영을 위한 결정을 할 때도 변함이 없었다. 인터넷교육업체로는 드물게 유료서비스라는 "모험"을 감행할 때도 그랬고 신생기업한테는 부담스러운 수준의 솔루션 개발비를 쏟아 부을 때도 그러했다. 내년부터는 현재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인 서비스대상을 초등학교 저학년과 유아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학부모의 부담을 생각해 월 2만원으로 고정돼 있는 수업료도 다양화하고 그에 맞춰 서비스되는 콘텐츠도 차별화할 예정"이라며 "서비스대상을 확대하더라도 학부모들이 자녀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인정만 해주면 유료회원 확보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