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휴대단말기 주식거래 '활짝' .. '모바일로' 개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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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증권거래 시대가 열렸다.
SK증권 등 6개 중형 증권사가 지난 1일 무선 증권거래 서비스인 '모바일로(mobilo)'를 개통했다.
기존에도 에어포스트 마이세스 등 전용 이동단말기를 사용한 무선 증권거래는 있었지만 범용 단말기를 이용한 무선 증권거래 서비스는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기존 서비스가 수도권과 광역시 등 일부 지역에 국한된 반면 '모바일로'는 전국 어디서나 이용이 가능하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무선으로 주식.선물.옵션 거래를 할 수 있는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시장이 드디어 열렸다.
이에따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이어 MTS가 과연 증권업계에 새로운 열풍을 몰고올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HTS 시장에서 대형 증권사에 뒤처진 중형 증권사들이 똘똘 뭉쳐 MTS 시장 선점에 나섰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 판도가 궁금해진다.
자신만만한 '모바일로' 군단 =이번 사업에 참여한 6개 증권사들은 "스타트가 좋다"고 일단 싱글벙글이다.
'모바일로' 서비스에 들어간지 불과 며칠만에 문의나 예약이 밀려들어오고 있기 때문.
증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하루 평균 50건 정도의 예약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앞으로 2~3년내 전체 증권거래의 70%를 차지하는 HTS 시장의 점유율을 10~15% 정도는 뺏아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뤄지는 온라인 증권거래에서 이동단말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3.2%로 미미한 편.
그러나 SK증권의 김중일 온라인사업팀장은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 선진국에서 PDA를 비롯한 무선 기기를 활용한 증권거래 비중이 이미 10~20%에 달한다"며 "국내 시장도 점차 그런 추세로 나아가리라 본다"고 낙관했다.
인터넷의 발전에서 볼 수 있듯이 '패러다임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바뀌게 마련'이라는 얘기다.
신한증권의 김성곤 사이버마켓실장도 "먼저 에어포스트 등 10만명에 달하는 기존의 증권전용 이동단말기 사용자들만 흡수한다고 해도 상당한 숫자"라며 "걸어다니면서도 손쉽게 증권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은 크게 부각될 만한 매력"이라고 말했다.
자신감의 근거 ='모바일로'에 대한 낙관론은 뛰어난 기술력과 저렴한 사용료에 대한 확신에서 나온다.
011 016 019 등 기존 이동통신서비스를 활용해 전국 어디서나 음성통화와 데이터통신이 가능한데다 CDMA 1X 서비스망을 이용해 최대 1백44Kbps에 이르는 빠른 접속속도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HTS에 비해 꿀릴게 없다는 입장이다.
또 윈CE나 셀빅 등 시중에서 유통되는 어떤 PDA로도 거래가 가능하다는게 큰 장점이다.
수수료 부담도 크지 않다.
'모바일로'의 거래 수수료는 0.13%(내년 1월말까지는 0.1%)이며 월정 기본 이용료는 8천원이다.
추가 사용료도 데이터 양에 따른 패킷 요금제여서 하루에 장중 내내 써도 한달에 4만~5만원이면 충분하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회의적인 시각 =비관적으로 보는 쪽도 만만치 않다.
우선 국내 PDA 보급대수가 10만대에도 못미칠 만큼 시장 수요가 적다는게 최대 걸림돌로 지적된다.
50만~90만원이나 하는 단말기 가격도 부담스런 요소로 꼽힌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증권사 연합측은 단말기를 우선 무료로 지급하고 차후 거래 규모에 따라 마일리지가 적립되면 대금을 상환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하지만 50만원짜리 단말기를 무료로 받으려면 연간 5억원(0.1% 수수료 기준) 이상 거래 실적이 쌓여야 하는데, 이 또한 적은 액수가 아니여서 비용 부담이 된다.
또 6개 증권사도 언제까지나 높은 수준의 포인트를 주는 마일리지 제도를 이끌고 나갈 수는 없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돈 한푼 아끼려고 수수료가 싼 데로 옮기는 사이버 거래자들이 비싼 단말기를 구입하고 월 사용료까지 내면서 생소한 PDA 거래를 할 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PDA 시장의 성장이 관건 =업계 전문가들은 '모바일로'의 성공 여부는 결국 PDA시장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금까지는 젊은 세대를 위주로 한 일부 층에만 침투된 PDA라는 기기 자체에 대한 수요를 생겨나야 한다는 것이다.
또 고가의 단말기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과거 휴대폰의 경우처럼 SK텔레콤이나 KTF 등 통신서비스업체들의 정책적 드라이브가 관건이 될 것이란 얘기다.
이와함께 패킷요금의 정착화, 보안 문제 등도 해결 과제로 꼽힌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