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특수부대 소속 헬리콥터가 2일 아프가니스탄 북부지역에서 악천후로 추락, 탑승자 4명이 부상하고 공군 무인정찰기 프레데터 1대가 실종됐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다. 이와 관련, 아프간 탈레반 정권은 자신들이 헬리콥터 2대와 프레데터 1대를 격추했으며 최소 40명의 미국인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탈레반 당국자들은 이날 이란 국영TV에 출연, 탈레반군이 추락한 미군 헬기를공격했으나 미군 전투기가 현장에 나타나 헬기 잔해를 폭격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그러나 탈레반의 이같은 주장을 강력 부인했다. 마이크 할빅 대변인은 "그것은 거짓말"이라면서 "탈레반의 다른 주장들과 마찬가지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국제표준시 기준 2일 오후 6시30분(한국시간 3일 오전3시 30분)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헬기 한대가 악천후로 추락해 탑승자 4명이 부상했으나 생명이 위험한 정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추락 헬기 탑승자들은 함께 작전을 수행중이던 다른 헬기에 구조돼 전원이 무사히 아프가니스탄을 빠져나왔다면서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 호에서 발진한 F-14 톰캣 전투기들이 출동해 첨단 장비가 탑재된 추락 헬기를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또 무인정찰기 프레데터도 탈레반의 공격을 받고 격추된 것은 아니며 기상악화로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국방부는 추락 헬기가 환자후송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들은 추락한 헬리콥터는 공군 특수작전군이 운영하는 MH-53 페이브로라고 말했다. 페이브로 헬리콥터는 야간은 물론 악천후에도 비행이 가능한 장거리침투용 헬기로 알려져 있다. 이번 헬기추락 사고는 아프가니스탄의 진눈깨비 등 악천후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작전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미 고위 관리들의 언급에 뒤이어 발생했다. 국방부는 진눈깨비와 모래폭풍 등 아프간 북부의 혹독한 날씨 때문에 미군 공습이 지장을 받고 있으며 헬리콥터로 특수부대를 북부동맹이 장악한 지역으로 파견하려던 계획도 날씨 때문에 최소한 한차례 이상 무산됐다고 밝혔다. 존 스터플빔 합참 부국장은 "아프가니스탄의 악천후로 특수부대 병력 증파를 위한 헬기 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으며 앞서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도특수부대 파견 규모를 100여명 수준으로 늘리고 싶지만 악천후와 탈레반의 포격 등으로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