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는 맛이나 브랜드보다 겉모양이 우선' 국내 위스키 업체들이 '시각(視覺)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술집에서 술을 시킬 때 브랜드나 맛보다 겉모양이 보기 좋은 제품을 우선 고르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씨그램코리아와 진로발렌타인스가 병모양을 바꾼 것도 이같은 시각 마케팅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두산씨그램은 최근 주력제품인 12년산 '윈저'의 병모양을 바꾸면서 서울에 사는 25~39세의 남성 위스키 소비자 1백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0.7%가 술집에서 위스키를 고를 때 맛이나 브랜드보다 '시각적으로 보기 좋은 제품'을 우선 고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소주나 맥주와 달리 위스키는 '첫 인상'이 제품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두산씨그램은 위스키의 '시각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12년산 윈저의 병모양을 사각형태에서 여성의 몸매를 닮은 곡선형으로, 뚜껑은 화려한 왕관 모양으로 바꾸고 광고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진로 발렌타인스도 국내 프리미엄급(원액 숙성연도 12년) 위스키 시장 1위 브랜드인 '임페리얼'의 상표 디자인과 포장박스를 국제적 감각에 맞게 재단장, 리뉴얼 제품을 출시했다. 특히 진로는 이탈리아 위조방지캡 전문 생산업체인 구알라(Guala)사에서 특수 제작한 위조방지 병뚜껑 '임페리얼 캡'을 장착, 제품의 질을 유지하는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칠성이 후발주자로 내놓은 제품임에도 불구, 최근 판매가 급신장하고 있는 '스카치블루'의 경우도 병모양 때문에 큰 덕을 보았다는 분석이 많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스카치블루 병이 세계적 스카치 위스키인 '발렌타인'을 연상하는 측면이 있어 조기에 주당들의 관심을 모으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