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가 사흘째 오름세를 이으며 미국 테러 사태 이후 처음으로 530선을 넘어섰다. 코스닥지수는 차익 매물에 밀리며 반락했다. 23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80포인트, 0.34% 오른 530.50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지수는 62.99로 0.37포인트, 0.58% 하락했다. 이날 종합지수는 단기 조정이 예상됐으나 뉴욕 증시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는 소식을 반기며 상승 출발, 가볍게 60일 이동평균선을 넘어선 뒤 한 때 테러 사태 이후 최고 수준인 538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이후 상승세를 지지해줄만한 재료나 모멘텀 부재한 가운데 외국인 매수에 의한 수급 장세가 펼쳐졌다. 외국인 매수세는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9일과 16일 연속 지속됐다. 그러나 개인이 지수 부담을 떨치지 못하고 매도 규모를 확대하면서 상승폭을 덜어냈고 장 마감 무렵 60일선을 내줬다. 거래소는 외국인 매수가 삼성전자로 집중된 데다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되며 상승세를 지켰으나 코스닥지수는 사흘만에 하락을 맛봤다. 시장관계자들은 좁은 박스권 움직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뉴욕 증시 강세에 뚜렷한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 매도에 의존한 추세적인 상승은 다소 벅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뉴욕 증시 반도체주 강세와 외국인 매수세를 타고 540선까지 근접하기도 했으나 상승에 대한 확신 부족으로 장후반 60일 이동평균선 마저 내줬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외국인 매수외에 달리 상승 요인을 찾을 수 없는 가운데 외국인 매수가 지속되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지수가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올라온 만큼 리턴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섬유의복, 전기가스, 통신, 운수창고, 운수장비 등이 상승한 반면 기계, 종금, 은행, 증권, 건설, 의약업종 등 대중 선호주는 하락했다. 코스닥시장은 전업종이 내렸다. 이날 상승은 삼성전자가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실적에 대한 엇갈린 평가 속에서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급등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며 2.65% 상승했다. 기아차, 현대차 등 자동차관련주가 강세를 유지했고 국민, 주택은행은 하락했다. 포항제철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산업피해 판정 부담에도 약보합권에서 선전했다. 요금 인하율 결정을 앞둔 대형 통신주는 한국통신공사가 소폭 올랐을 뿐 약세권에 머물렀다. KTF, 데이콤,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등이 하락했고 SK텔레콤은 보합권에서 거래를 끝냈다. 구조조정 관련주는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이닉스가 5.05% 내렸고 현대증권과 대우차판매는 외자유치와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에 각각 6.43%, 4.58% 급락했다. 동일기연, 익스팬전자 등 전날 급등했던 전자파 수혜주는 차익매물을 맞아 내림세로 돌아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대규모 인력 감축과 구조조정 노력에도 상승 기운을 받지 못했다. 다음, 새롬기술, 안철수연구소 등 인터넷 관련주도 대부분 하락했다. 삼애인더스는 장초반 급등락을 거쳐 11일 연속 가격제한폭을 채우는 기염을 토했다.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가담했으나 개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 공세도 만만치 않았다.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1,030억원과 57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차익실현에 치중, 각각 799억원과 273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거래소에서 21억원, 코스닥에서 90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프로그램 매수는 모처럼 매도를 압도하면서 상승을 지원했다. 프로그램 매수는 601억원 유입됐고 매도는 179억원 출회됐다. 지수는 상승했으나 내린 종목 419개가 오른 종목 373개 보다 많았다. 코스닥 등락은 231대 394를 나타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