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3:43
수정2006.04.02 03:46
"디자인만 갖춘 캐릭터는 죽은 캐릭터입니다. 다양한 비즈니스로 연결돼 시장을 형성할 때에만 캐릭터가 살아 숨쉴 수 있습니다"
캐릭터파크의 곽은경 대표(29)는 캐릭터 비즈니스에 대해선 할 말이 많다.
곽 대표는 콘텐츠 기획부터 캐릭터 개발, 홍보, 마케팅, 라이센스 체결, 유통 등 캐릭터 사업과 관련된 일련의 과정을 컨설팅해 주는 캐릭터 비즈니스 전문가다.
캐릭터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는 회사에 캐릭터로 돈을 벌 수 있는 길을 안내하는 것이 그의 직업이다.
곽 대표는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했다.
어렸을 때부터 미술 공부는 해왔지만 정작 대학 원서를 쓸 때는 미술대를 선택하지 않았다.
그는 이 진로선택을 곧 후회했다.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 흥미를 붙일 수가 없었다.
그의 머릿속은 온통 그림 생각으로 채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대학교 3학년을 마친뒤 부모님의 만류를 뿌리치고 휴학계를 냈다.
남은 1년동안만이라도 정말 하고 싶은 공부를 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벌며 디자인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졸업 무렵 캐릭터 디자인 전문회사에 입사했다.
그곳에서 곽 대표는 캐릭터 개발업무를 담당했다.
KBS의 TV유치원 캐릭터와 모 주류회사의 맥주대왕 캐릭터가 그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곽 대표는 "당시 캐릭터가 빚어낼 수 있는 엄청난 시장 창출 효과에 대해 눈 뜰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짜여진 틀 안에서 맘껏 나래를 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직장생활을 접고 프리랜서를 선언했다.
내친김에 1997년 '무한상상'이라는 이름의 인터넷 캐릭터 프로모션 회사를 차렸다.
캐릭터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게 주 사업이었다.
신선한 아이템 덕에 운좋게 소프크웨어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했고 정보화촉진기금도 받았다.
1999년 법인전환을 계기로 '캐릭터파크'로 간판을 바꿔달고 새롭게 출발했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캐릭터 비즈니스 전문가 과정을 만들어 캐릭터 사업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주력했다.
사업 초보로 회사를 접는 사태를 매일 우려하는 신세가 됐지만 초창기의 힘든 시기에 나름대로 많은 것을 배웠다는게 곽 대표의 얘기다.
서서히 캐릭터 산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투자를 제의하는 이들이 속속 등장했다.
캐릭터파크의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에도 대기업에서부터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몰려 오기 시작했다.
곽 대표는 요즘 눈코뜰새없이 바쁘지만 지치지 않는다.
불모지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는 자부심이 그를 지치지 않은 여성 CEO로 만들었다.
(02)598-9560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