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수도 워싱턴 상공에 B-52 폭격기가모습을 나타냈다. 워싱턴 시민들은 주말인 13일 워싱턴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 상공에 베트남전에서 이름을 날린 대형 폭격기 B-52기가 비행하는 것을 목격하고 "지금은 전쟁중"이라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말을 다시한번 새겼다. 그러나 미 국방부 당국은 B-52 폭격기의 워싱턴 상공 비행에 앞서 이를 사전에 워싱턴 시민들에게 잘 알려 시민들은 이를 보고도 거의 놀라지는 않았다. 미군 당국이 이날 알링턴 국립묘지 상공에 B-52 폭격기를 비행토록 조치한 것은지난달 11일 테러리스트들의 국방부 청사에 대한 항공기 자살테러로 숨진 로버트 힘멜 예비역 중령을 추모하기 위한 것. 힘멜 예비역 중령은 베트남전 참전용사로 당시 B-52기를 비행했던 조종사중 한사람. 그는 지난 베트남전 폭격작전 수행중 하노이 상공에서 B-52기가 격추돼 심한부상을 입고 살아남아 72년에 결국 조종사로서 군복을 벗었다. 퇴역후 그는 미 국방부 본부에서 민간관리분석가로 근무해오다 테러참사가 발생한 날 항공기 자살테러로 희생됐다. 힘멜 예비역 중령 가족들은 이날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된 그를 추도하기 위해베트남전 당시 맹활약을 보인 B-52기의 국립묘지 상공 비행을 요청했고 국방당국이이를 받아들여 B-52기의 워싱턴 상공비행이 이뤄졌다. 이날 B-52기의 국립묘지 상공비행을 지켜본 많은 시민들은 "오늘 워싱턴을 상공비행한 B-52 폭격기는 미 시민들에게 공포와 공황이 아닌 자부심과 애국심을 심어주어주었다"며 "B-52기를 통해 희생된 국방부 요원들에 대한 추모를 더욱 깊게 하게됐다"고 말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4일 보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