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11일 아프가니스탄 공습을 당분간 계속하다는 방침을 시사하는 한편 파키스탄에 이미 부대를 진주시켜 놓고 특수부대 침투 시기를 저울질하는 등 아프간전이 확산 일로를 치닫고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아프간 공습 닷새째인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레이저 유도탄인 2천250㎏짜리 GBU-28 `벙커 버스터' 등 온갖 무기를 동원해 탈레반 지도부의 지하벙커에서 탱크와 게릴라기지에 이르는 목표물들을 폭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럼즈펠드 장관은 그러나 "미국에 대한 방공 위협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는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전폭기들이 지대공 미사일과 방공포의 저항을 받고 있음을 시인했다. 이는 아프간의 방공망이 사실상 제거됐으며 연합군 항공기들이 아프간을 자유자재로 비행할 수 있게 됐다는 전날 발언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으로 당분간은 공습을 지속할 방침임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은 전날 아프간 국경 인근의 파키스탄 서부 발루치스탄성 파스니와 남부 신드성 자코바바드에 있는 공항 두 곳에 각각 200여명의 병참요원을 처음으로 진주시키고 군사 작전을 위한 시설 공사에 착수했다. 파키스탄 관리들은 미 해병대와 항공기, 헬기 등이 처음으로 파키스탄에 진주한사실을 확인하고 두 공항이 미군 특수작전부대의 지상전을 위한 대기 시설로 활용될것이라고 말하는 등 특수부대 투입이 임박했다는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럼즈펠드 장관은 그러나 미군의 파키스탄 진주 및 아프간 침투 작전에 관한 미국과 파키스튼의 보도에 대해 일체 언급을 거부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미군이 북부동맹과 대치하고 있는 탈레반의 진지를 직접 겨냥하고 있느냐에 대해서도 언급을 회피한 채 미국은 북부동맹을 비롯한 반(反) 탈레반세력을 고무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은 9.11 테러의 주모자인 오사마 빈 라덴과 그를 비호하는 탈레반을 겨냥하고 있다"며 고의로 민간인들을 폭격하고 있다는 탈레반측의 주장을 강력히반박하고 "뜻하지 않게 무고한 인명이 희생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그는 빈 라덴이 여전히 아프간에 있다고 보지만 복잡한 국경을 넘어 이웃 나라로 도주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카타르의 미군기지에서 이밴드 앤드루스 상사가 전날 중장비인 포크리프트에 치여 사망함으로써 아프간전의 첫 미군 희생자로 기록됐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